롯데 이적생 & 재취업생 유격수들의 ‘스토리 시너지’… “건강한 경쟁은 큰 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4.06 13: 07

“건강한 경쟁은 감독에게 큰 힘이 된다.”
롯데의 유격수 자리는 사연 많은 선수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 소속팀에서 구설수로 전력 외 취급을 받았던 이학주가 트레이드로 합류했다. 그리고 KT에서 방출된 뒤 입단테스트를 거쳐 박승욱이 입단했다. 이학주가 1990년생이고 박승욱이 1992년생. 모두 30대에 접어든 선수들로 모두 커리어의 기로에 놓여있던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롯데의 부름을 받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 진출하면서 성민규 단장과의 인연이 부각됐던 이학주다. ‘천재 유격수’ 소리를 들었지만 결국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고 삼성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 박승욱이 1회초 안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2.04.05 / foto0307@osen.co.kr

박승욱 역시 SSG의 전신인 SK에서 차기 주전 유격수 재목으로 평가 받았고 실제로 기회를 부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깨 탈골 부상 등으로 성장이 정체됐고 KT로 트레이드 됐다. KT로 트레이드 된 이후에도 내야에서 확실하게 정착하지 못하며 지난해 방출 통보를 받았다.
서튼 감독은 이학주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직후 “운동 자세나 태도, 워크에식 모두 성실하고 훌륭하다. 뛰어난 선수”라면서 과거 논란을 의식한 듯 치켜세웠다. 실제로 이학주도 서튼 감독을 비롯한 문규현 수석코치 등 코칭스태프와 베테랑들의 보살핌 속에서 착실하게 롯데에 적응했다.
박승욱의 경우 어렵게 롯데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지난해 KT에서 방출된 이후 2군 선수들과 신인 선수들이 치르는 마무리캠프와 교육리그에 출장하면서 눈도장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결국 입단테스트에 합격하고 계약에 도달했다. 이후 조용히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리면서 현재 1군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이학주의 부상 여파를 틈탔지만 박승욱 개인의 역량으로 차지한 자리기도 했다.
박승욱의 스토리에 대해서는 서튼 감독도 인상 깊었다. 이전에 서튼 감독은 “박승욱은 타고난 유격수다. 재능이 있다”라며 “1군 주전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2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선수가 준비돼야 하고 기회가 만들어져야 한다. 어릴 때 기회를 잡는 선수도 있지만 커리어 후반에 준비가 되는 선수들도 있다. 선수마다 타이밍이 다르다. 박승욱은 롯데에 온 타이밍이 적절했다”라며 박승욱이 시기를 잘 맞았다는 것을 설명한 바 있다.
경기 전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가운데)가 이대호, 김민수와 훈련을 하고 있다. 2022.04.05 / foto0307@osen.co.kr
아울러 “입단테스트를 요청했을 때 1군 등록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에 30대의 베테랑 선수는 의문시 여긴다. 하지만 박승욱은 그런 케이스가 아니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임했다. 오픈마인드로 코칭스태프의 말을 적극적으로 들으려고 했다”라며 “안주하지 않고 매일 성장하려고 노력했고 최선을 다해서 개막전 선발 출장 기회를 따냈다”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박승욱에게 애정을 갖고 다가섰다.
그렇다고 이학주를 잊은 것은 아니다. 이학주가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기다렸고 지난 5일 NC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롯데 소속으로 데뷔할 기회도 찾아왔다. 8회초 무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이학주를 내세웠지만 NC가 좌완 김영규로 교체를 하자 지시완으로 다시 교체를 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지시완은 2타점 적시타로 팀에 넉넉한 리드를 안겼다.
두 선수가 펼치는 선의의 경쟁으로 현재 롯데의 유격수 포지션의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서튼 감독은 “건강한 경쟁은 경쟁을 펼치는 선수들의 최고치를 끌어올린다고 생각한다”라며 “선발로 어떤 선수가 나서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길게 봐야 한다”라며 “수비를 잘하는 센터라인 내야수가 2명이 있으면 감독 입장에서는 큰 힘이 된다. 좋은 옵션이 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러모로 두 선수의 활용방안을 서튼 감독은 고심할 듯 하다.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기에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서튼 감독은 이를 적절하게 조율하면서 이학주와 박승욱이 갖고 있는 최상의 능력치를 끌어내려고 할 것이다.
과연 두 선수가 롯데의 문제로 꼽히던 유격수 문제를 완전히 해결 시킬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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