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혈 뚫었죠" 19살 루키에 밀린 슈퍼백업, 모두를 살렸다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2.04.06 09: 08

팀도 감독도 루키도 살린 생명수였다. 
KIA 타이거즈 류지혁(28)은 개막 3루수 경쟁에서 괴물루키 김도영(19)에게 밀렸다. 시범경기에서 김도영이 4할3푼2리로 펄펄 날았다. 유격수 박찬호도 4할 타율을 기록한 터라 어찌할 도리도 없었다. 김도영이 3루수로 나서면서 개막을 벤치에서 출발했다. 
두산 시절 익숙한 백업 업무가 주어진 것이다. 어찌보면 김도영 등장의 최대의 피해자였다. 개막전은 0-9로 지면서 대타로 나설 기회도 얻지 못했다.  개막 2차전에서 겨우 한 번의 기회가 왔다.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였다. 그러나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땅을 쳤다. 

5일 광주 한화전도 벤치멤버였다. 개막시리즈 9타수 무안타에 그친 김도영은 리드오프에서 7번타자로 이동했다. 초반 2-0 주도권을 잡았지만 추가점을 뽑지 못해 아슬아슬하게 경기가 진행됐고, 한바탕 폭풍 조짐이 몰려왔다. 7회 들어서자 상황들이 꼬이기 시작했다. 
3루수 김도영이 선두타자의 평범한 타구를 잡고 오른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펌볼하는 실책이 나왔다. 여기에 믿었던 전상현이 연속 3안타를 맞고 동점을 내주었다. 1사 만루에서 터크먼의 좌익수 뜬공때 소크라테스의 홈송구를 김도영이 중간에 커트 하는 바람에 역전까지 허용했다. 
김도영은 2타수 무안타, 김석환은 3타수 무안타로 3경기째 침묵했다. 두 선수는 3경기에서 21타수 무안타였다. 연패에 몰린 사령탑도 한 점차를 뒤집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7회말 김도영 대신 고종욱 대타를 기용해 2사 만루기회를 잡았으나 무위에 그쳤다. LG와 개막 2연전도 후반 찾아온 만루위기를 살리지 못한 흐름이 이어졌다. 3연패 분위기였다.  
그때 류지혁이 막힌 혈을 뚫었다. 8회 최형우의 볼넷과 황대인의 내야안타로 기회를 만들었고, 김호령이 절묘한 희생번트로 주자들을 진루시켰다. 타석에는 8회부터 3루수로 나선 류지혁이 들어섰다. 그리고 장시환을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두 명의 주자들이 홈을 밟아 단숨에 재역전에 성공했다. 
류지혁은 단 두 번째 타석이었다. 타격감 조율이 쉽지 않지만 가장 필요한 순간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만일 패했다면 연패의 늪으로 빠졌고 분위기도 크게 가라앉았을 것이다. 팀을 살렸고, 첫 승에 목말랐던 김종국 감독도 구했다. 11타수 무안타에 실수로 의기소침했던 김도영, 7회 무너진 전상현도 위로한 한 방이었다. 첫 승을 올렸으니 심기일전할 수 있게 됐다. 단 두 번째 타석에서 모두를 살린 구원의 타격이었다. 
류지혁은 경기후 "대타로 나가면 공 3개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올해 첫 승이니 기분이 좋다. 감독님을 내가 한번 안아드렸다. 막힌 혈을 뚫은 그런 승리였고 모두의 바램이었다. 선발이든 백업이든 크게 개의치 않는다. 평상시대로 똑같이 준비한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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