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째 내 철학은 변함이 없다".
최근 왓쟈의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에서 주목받는 장면이 나왔다. 작년 리빌등의 모습을 담은 야구 다큐멘터리이다. 하주석이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삼진을 당하자 더그아웃에 들어와 방망이를 부러뜨렸다. 하주석은 주장이었다.
수베로 감독은 하주석을 불러 따끔하게 지적하는 장면이었다. 연패 또는 연승 중에 하지 말아야할 것을 했다는 질책이었다. 분위기좋은데 갑자기 방망이를 던져 찬물을 끼얹였다는 것이었다. 리더는 이런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전에도 방망이를 여러차례 부러뜨린 이유도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5일 KIA와의 광주경기에 앞서 이유를 설명했다. "내 철학이다. 더그아웃에서 이기는 상황에서 본인의 감정 표출은 좋은 것이 아니다. 사람이니까 격앙될 수도 있지만 클럽하우스에서 조용히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팀이 이기고 있는데 내가 못했다고, 팀 승리 신경 안쓰고 본인 문제만 부각시키는 행동은 팀 분위기를 해치는 것이다. 27년 동안 첫 해부터 지금까지 변화가 없다.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철학은 변함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이든 외국이든 분위기를 모르고 다른 행동을 하는 일이 종종 있다. 팀은 졌는데 안타 몇 개 쳤다고 희희낙락하는 경우도 비슷하다. 감독이 말하기에 앞서 선배들이 따금하게 지적하곤 한다.
다만 하주석의 경우는 캡틴으로 승리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계속 삼진을 당하자 순간적으로 분을 삭이지 못한 듯 하다. 수베로 감독은 한화를 이끄는 주장이라면 팀 분위기도 이끌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주문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