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는 오래 던져야 한다".
한국시리즈 최다승을 보유한 김정수 전 KIA 타이거즈 코치가 광주광역시 광산구 운수동에 투수 교실 '김정수 피칭 아카데미'를 개원했다.
김 원장은 고교시절 진흥고의 간판투수로 이름을 날렸고, 연세대학교를 거쳐 해태 타이거즈의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1986년 한국시리즈 3승을 따내고 신인으로 MVP에 올랐다. 1987년도 2승, 1988년과 1989년 각각 1승을 더했다. 한국시리즈 7승은 아직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한국시리즈 마운드 올라 흔들리지 않는 멘탈(정신력)을 앞세워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당시 인기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의 주인공과 닮았다며 ‘가을까치'라는 별명을 얻었다.
전성기 시절 강속구와 커브를 주로 던졌다. 유연한 몸에서 던지는 직구는 '국보투수' 선동열과 맘먹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0년 대 중반을 기점으로 직구 구속이 떨어졌지만 커브를 앞세워 마무리 투수와 원포인트 투수로 변신했다.
김 원장은 2003년 시즌을 마치고 은퇴할 때까지 어깨와 팔 부상을 한번도 겪지 않았다. 당연히 수술대에 오른 일도 없었다. 프로무대에서 18년 동안 600경기에 뛰고 만 41세에 은퇴했다. 포스트시즌 최고령 등판 기록도 보유했었다.
부상 없이 던진 배경에는 독특한 훈련법이 있었다. 중학교 1학년부터 6년 동안 매일 200개씩 볼을 던지며 투구밸런스와 구위를 키웠다. "감독님과의 약속을 지키는 과정에서 스스로 터특했다. 최상의 밸런스를 찾으면서 던지는 느낌이 왔다. 피칭에 대한 즐거움과 희열을 느꼈다. 더 좋아지려고 다른 방법을 연구도 했다"며 웃엇다.
김 원장은 지도자로 많은 프로 투수들을 조련했다. 1군 주전 투수, 퓨처스 유망주, 부상 선수까지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 투수들이 성장과정에서 벽에 막혔을 때 해법, 재활투수들이 원래 밸런스를 찾는 방법 등 투수들을 가르치는 노하우도 자연스럽게 축적했다.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멘탈 강화 교육도 가능하다.
김 원장은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긍정적인 마인드이다. 두 번째가 신체조건이다. 상체가 많이 발달하면 강한 어깨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힘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투수가 세 가지 모두 갖추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무작정 주입식이 아니라 기초 원리부터 차근차근 이해를 하면서 배워야 한다. 그래야 부상을 막고 자신만의 야구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내 경험을 살려 어린 투수들이 부상없이 오래 야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