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3연승 행진이 막을 내렸다. 삼성은 지난 7일 잠실 두산전에서 5-6으로 패했다. 지난 3일 수원 KT전 이후 3연승 마감. 졌지만 잘 싸웠다. 팀내 핵심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 이른바 '1.8군 라인업'으로 이룬 성과이기에 오랫동안 여운이 남을 것 같다.
삼성은 2일 KT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에 김상수(2루수)-김지찬(유격수)-호세 피렐라(좌익수)-강민호(포수)-김헌곤(중견수)-김동엽(지명타자)-이재현(3루수)-공민규(1루수)-박승규(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개막전인데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1루수 오재일, 3루수 이원석, 우익수 구자욱이 빠졌기 때문.
3일 경기에서는 김상수에 이어 김동엽까지 빠졌다.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 격이었다. 삼성은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아니 줘야 했다. 김지찬-이재현-호세 피렐라-강민호-김헌곤-최영진-김재혁-김태군-오선진.

삼성은 예상대로(?) 8회까지 단 한 점도 얻지 못했다. 하지만 9회 무려 6점을 뽑아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무서운 집중력과 승리를 향한 열망을 앞세워 KT 소방수 김재윤을 무너뜨렸다. 6-5 역전승. 모두의 예상을 뒤집는 결과였다.
산 넘어 산이었다. KT와의 개막 2연전을 1승 1패로 마감했지만 5일부터 두산 3연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체 선발을 내세워야 하는 상황이라 힘겨운 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삼성은 5일 두산을 6-5로 따돌렸다. 경기 후반 집중력을 발휘한 타선 덕분이었다. 7회 호세 피렐라의 우중간 적시타와 강민호의 좌중월 2점 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8회 2사 3루 추가 득점권 상황에서 김지찬이 중전 안타를 때려 3루 주자 김현준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두산은 1점차까지 추격했지만 '끝판대장' 오승환의 벽에 막혔다.

6일 경기에서도 선발 양창섭이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상대 마운드를 공략했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는 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1.8군 라인업의 활약은 빛났다. 오선진은 2타점을 올렸고 '특급 신인' 이재현과 2년차 외야수 김현준은 데뷔 첫 멀티히트를 달성하는 기쁨을 맛봤다.
허삼영 감독은 7일 경기를 앞두고 "야구장에서 나오는 열정, 투지, 집중력 덕분이다. 기술의 차이는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이들이 틈을 놓치지 않고 목적을 향해 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득점 루트를 잘 찾아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7일 두산과의 3연전 마지막 대결에서 5-6으로 아쉽게 패하는 바람에 연승 행진을 '3'에서 마감했다. 하지만 얻은 게 많았다. 소수의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팀이라는 걸 증명했고 팬들에게 스포츠가 선사하는 승리의 감동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라이온즈의 혼연일체가 이룬 성과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