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뚜껑을 열기 전엔 모른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이재현(삼성)이 김도영(KIA)을 제치고 신인왕 초반 판도를 주도하고 있다.
고교 시절 '특급 유격수'라는 찬사를 받았던 이재현과 김도영은 프로 데뷔 후 팀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재현은 장차 삼성의 주전 유격수가 될 대형 신인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김도영은 '제2의 이종범'이라는 최고의 수식어를 얻었다.
시범경기에서는 김도영이 앞섰다. 거의 원맨쇼에 가까웠다. 12경기에 출장해 타율 4할3푼2리(44타수 19안타) 2홈런 5타점 7득점 3도루. '제2의 이종범'이라는 표현이 결코 틀리지 않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나갔다.

반면 이재현은 손목 통증과 체력 저하로 타율 1할5푼8리(19타수 3안타) 1득점으로 시범경기를 마감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이재현은 2일 프로 데뷔 무대였던 수원 KT전에서 첫 타석 그것도 초구에 안타를 만들어냈다.
3회 선두 타자로 나선 이재현은 KT 선발로 나선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쿠에바스의 1구째 142km 짜리 직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시범경기 때 공격적으로 스윙했던 이재현이 첫 타석에 들어와서 초구를 때려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 정도면 예사롭지 않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3일 KT전에서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득점을 올렸고 5일 잠실 두산전에서 2루타 1개를 터뜨리는 등 3타수 1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6일 경기에서는 데뷔 첫 멀티히트 및 타점을 신고했다. 7일 경기에서도 안타를 추가하며 이틀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이재현은 고졸 신인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차분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위기가 찾아와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스타일.
반면 김도영은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던 활약을 정규 시즌에서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7일 현재 1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6일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 나간 게 프로 데뷔 첫 출루. 타순 조정을 통해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으나 아직까지 회복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가야 할 길이 멀게 느껴졌다.
이제 시즌 초반이기에 신인왕 레이스를 예측할 수 없겠지만 현재 상황은 이재현이 우위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