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칭이 아닌 코칭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삼성 라이온즈 퓨처스팀은 올 시즌 박진만(46)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코칭스태프에도 변화를 줬다. 현역 시절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렸던 박한이(43) 코치가 삼성 타선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 육성을 맡는다.
그는 선수들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코치직을 처음 맡았을 때 선수들에게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그 부분이 잘 이뤄지니까 (선수들과)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코치 이전에 야구계 선배이자 형이기도 하다. 엄격할 때 엄격하게 하고 편하게 할 땐 편하게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박한이 코치의 말이다.

박한이 코치가 타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그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타자가 투수를 이기려면 타이밍이 잘 맞아야 한다. (타이밍이) 안 맞으면 타격 폼을 고쳐도 소용없다. 가장 중요한 게 타이밍이다. 타이밍을 맞추고 나서 타격 자세를 수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한이 코치는 또 "퓨처스팀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 1군에 가고 싶을 거다. 선수들이 의지를 잃지 않고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잘 다독이는 게 제 역할"이라며 "1군에 올라가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해주고 있다. 특히 자신만의 무언가가 있어야 1군에 가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보다 스트라이크 존이 확대되면서 투수에게 유리해졌다. 이에 박한이 코치는 "예를 들어 투수가 몸쪽 꽉 찬 코스로 3개 연속 던진다면 인정해야 한다. 실투를 놓치지 않는 타자가 3할 타율을 칠 수 있다. 똑같은 코스로 3개 연속 던지는 투수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실투를 안 놓치는 게 중요하고 (실투가) 들어오면 자신 있게 쳐야 한다. 선수들에게 높은 코스가 익숙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잘 적응하도록 가르치는 게 내 몫"이라고 여겼다.
박한이 코치에게 눈에 띄는 타자가 누구냐고 묻자 "눈에 띄는 선수들이 아주 많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많은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는 게 가장 반갑고 기대된다. 하나라도 더 하려고 하고 궁금한 게 있으면 찾아와서 물어보는 선수들이 많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박한이 코치를 두고 '열정이 넘친다'는 호평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박한이 코치는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말했다.
"열정이 넘치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는 거다.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그냥 둘 게 아니라 조금만 더 시켜보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주변에서 열정이 넘친다고 하시는 것 같다. 야구장에서 선수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좋아지는 게 보이니까 뿌듯하다".
삼성은 야수진의 점진적인 세대 교체를 추진 중이다. 퓨처스 타격 코치의 역할이 아주 중요해졌다. 박한이 코치는 "1군에서 뛰는 선수들도 언젠가는 은퇴하는 게 세상의 이치다. 현재 퓨처스팀에서 뛰는 선수들이 1군에 가서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다. 퓨처스팀에 있는 모든 선수들을 1군에 올릴 수 없겠지만 최대한 많이 올리고 싶은 게 제 마음"이라고 했다.
또 "1군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들이 꽤 많다. 그럴 때마다 안타까웠다. 최대한 많은 선수들이 1군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싶은 게 제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언젠가 티칭과 코칭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크게 와닿았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강압적으로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대화하면서 재미있게 하면 선수들이 잘 따라온다. 티칭이 아닌 코칭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박한이 코치의 지도 덕분일까. 삼성은 롯데와의 개막 3연전을 2승 1무로 마감했다. 6일 경기에서 1-6으로 끌려갔으나 9-6으로 뒤집었고 7일 경기에서도 0-4로 뒤진 7회 무려 9점을 뽑아내는 등 롯데를 11-5로 물리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