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마운드에 새로운 복덩이가 출현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우완 유승철(24)이 불펜진의 큰 힘이 되고 있다. 한화와의 주중 3연전에서 2승이나 낚았다.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물려받아 호투를 했고, 타선이 터지며 승리했다.
지난 5일 경기에서 2-0으로 앞서다 7회 김도영의 실책이 나오고 전상현이 무너져 동점을 내주고 내려갔다. 유승철이 1사 만루에서 구원에 나섰다. 터크먼을 좌익수 짧은 플라이로 유도하고, 노시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위기를 막았다. 필승조 자격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8회도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5타자를 완벽하게 제압한 것이다. 타선이 8회말 역전에 성공하면서 유승철은 구원승을 낚았다. 충분한 승리 자격을 갖춘 호투였다.
7일 경기에서는 2-2로 팽팽한 6회초 2사1루에서 선발 한승혁의 뒤를 이었다. 이해창을 1루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끝냈고, 7회는 1안타를 맞았지만 세타자를 모두 외야 뜬공으로 처리했다.
유승철의 호투에 또 타선이 응답했다. 7회말 4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또 구원승을 안겼다. 유승철이 마운드에 오르면 타선이 터지는 방정식이었다. 승리를 가져오는 복덩이가 된 것이다. 필승조 시절 승리를 불러왔던 마무리 정해영과 비슷한 패턴이다.
2017년 1차 지명투수로 입단해 2018년 39경기에 출전해 1승을 낚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떠오르는 힘찬 직구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팔꿈치 수술을 받고 주춤했고 재활과 복무를 마치느라 4년의 시간을 보냈다. 스프링캠프 1군으로 참가해 예전의 강한 직구를 회복해 히든카드로 주목을 받았다.
한승혁과 선발경쟁을 벌이며 구위를 끌어올렸다. 시범경기에서는 주춤하며 선발진 진입에 실패했다. 4경기에서 8이닝동안 3실점했다. 5안타 5볼넷을 내주었다. 그러나 개막이 되자 위력을 발휘하며 팀 승리에 기여를 했다. 몸쪽으로 낮게 바짝 붙이는 직구는 일품이었다.
유승철은 "시범경기에서 내용이 좋지 못했는데, 정규시즌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있어 만족스럽다. (서재응 코치가) 직구를 자신 있게 던지라고 조언하셨다. 이를 따른 게 주효했다. 직구 구위도 시범경기에 비해 좋아졌고, 지금처럼 원하는 코스대로 던지면 올 시즌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김종국 감독도 수확이 크다. 개막 초반부터 든든한 투수 한 명을 얻었다. 김 감독은 "(5일 경기) 위기상황에서 유승철이 최소한 실점으로 막아주어 역전 발판이 되었다. 기대했던 유승철 모습 나왔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번 시즌은 계속 기용할 것이다"며 믿음을 보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