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까지 순항하던 ‘1040억 사나이’ 매디슨 범가너(3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3회 끈질긴 ‘하성놀이’에 일격을 당했다.
범가너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올스타 4차례, 월드시리즈 우승 3차례에 빛나는 범가너는 2020시즌을 앞두고 5년 총액 8500만달러(약 1040억원)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애리조나로 FA 이적했다. 그러나 지난 두 시즌은 먹튀에 가까웠다. 코로나19로 단축된 첫 시즌 9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6.48의 부진에 이어 작년에도 26경기 7승 10패 평균자책점 4.67로 자존심을 구겼다.
![[사진] 매디슨 범가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08/202204081213773677_624faa6828ca6.jpeg)
계약 3년차를 맞아 재기를 선언한 범가너. 개막전 선발 낙점과 함께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1회 오스틴 놀라-매니 마차도-제이크 크로넨워스를 만나 10구 삼자범퇴로 가볍게 이닝을 끝낸 뒤 2회 2사 후 에릭 호스머의 2루타로 처한 위기서 주릭슨 프로파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이 때까지는 샌디에이고 선발 다르빗슈 유와의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됐다.
그러나 3회 선두타자로 김하성을 만나며 구상했던 플랜이 모두 꼬여버렸다. 0B-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풀카운트가 됐고, 5연속 파울로 어려움을 겪다가 11구 끝 결국 볼넷을 헌납했다. 이후 김하성에게 2루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트렌트 그리샴-놀라를 연속 범타로 잡고 2사 3루를 만들었다.
‘하성놀이’ 여파였을까. 범가너의 제구는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후속 마차도-크로넨워스를 연달아 볼넷 출루시키며 2사 만루를 자초했고, 루크 보이트에게 충격의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다음타자 윌 마이어스를 루킹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지만 이미 3연속 볼넷으로 1점을 헌납한 뒤였다.
범가너는 0-1로 뒤진 4회 루크 웨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조기에 마쳤다. 투구수는 68개(스트라이크 37개). '하성놀이'로 출발한 3회에만 42구를 던지며 더 이상 투구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2회까지 투구수는 26개에 불과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