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대박' 외국인 타자가 들어왔다. 메이저리그 출신 외야수 마이크 터크먼(32)이 공수주를 넘나드는 활약으로 개막 6경기 만에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외국인 타자 부진에 고생했던 한화에 모처럼 복덩이가 왔다.
원정에서 치러진 개막 첫 5경기에서 20타수 9안타 타율 4할5푼에 안정된 수비력과 공격적인 주루로 강한 인상을 남긴 터크먼. 8일 대전 KT전 홈 개막 첫 타석부터 홈런으로 홈팬들에게 첫인사했다.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와 8구 승부 끝에 몸쪽 높게 들어온 139km 커터를 공략,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 시즌 1호 홈런.
첫 타석에서 파워를 보여준 터크먼은 6회 선구안과 빠른 발을 자랑했다. KT 좌완 불펜 하준호와 7구 풀카운트 승부를 이어가면서 '눈야구'를 펼쳤다.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시즌 첫 도루. 흔들린 투수 하준호의 2루 견제가 뒤로 빠진 사이 3루까지 내달리며 쉴 새 없이 상대 수비를 압박했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홈에 들어오지 못했지만 거의 혼자 득점을 만들 뻔했다.

8회에도 우전 안타를 치며 멀티 히트에 성공한 터크먼은 개막 6경기에서 23타수 11안타 타율 4할7푼8리 1홈런 2루타 3개로 3타점 2볼넷 3삼진 출루율 .500 장타율 .739 OPS 1.239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안타 1위, 타율·장타율·OPS 2위, 출루율 4위로 엄청난 타격 생산성을 뽐내고 있다. 수비까지 포함해 WAR(스포츠투아이 기준) 0.78로 전체 야수 중 1위에 빛난다.

터크먼의 진가는 수비에 있다. 개막전부터 폭넓은 수비와 강견, 정확한 송구 능력까지 뽐낸 터크먼은 이날 KT전에도 수비로 한 건 했다. 8회 이원석이 투입되면서 중견수에서 좌익수로 수비 위치를 옮긴 터크먼은 2-4로 역전당한 8회 2사 만루 위기에선 김준태의 빗맞은 타구를 빠르게 달려와 슬라이딩 캐치로 건져냈다. 바가지 안타로 추가 실점할 수 있는 상황을 막았다.
이렇게 터크먼이 공수주에서 분투했지만 한화는 이기지 못했다. 6회 터크먼의 볼넷과 도루로 만든 1사 3루 찬스에서 하주석과 장운호가 연속 삼진을 당하면서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역전을 허용한 8회 터크먼이 호수비로 추가 실점을 막은 뒤 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안타로 출루했지만 노시환이 투수 앞 땅볼, 하주석이 헛스윙 삼진으로 맥없이 물러나며 득점에 실패했다.

터크먼의 원맨쇼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개막 6연패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막판부터 12연패다. 이 기간 지난해 타선을 이끌었던 하주석(.087), 최재훈(.118), 김태연(.150), 노시환(.174), 정은원(.200)이 모두 2할대 이하 타격으로 집단 침체에 빠진 탓. 팀 타율 8위(.188)인데 터크먼의 기록을 빼면 1할4푼9리로 리그 최악이다. 터크먼 혼자 하는 야구로는 이길 수 없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