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면 슬프니까” 이대호는 ‘마지막’이란 말을 최대한 아끼고 싶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4.09 08: 16

“생각하면 너무 슬프니까 나중에…”
롯데 자이언츠 프랜차이즈 스타, 그리고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40)는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지난 2021시즌을 앞두고 FA 2년 계약을 맺으면서 은퇴를 예고했고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은퇴 시즌을 치르고 있다. KBO 차원의 은퇴투어도 계획되어 있다.
롯데는 이제 막 6경기를 치렀고 팀은 3승3패로 선방을 하고 있다. 2약 평가를 받으며 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현재까지는 선방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4회말 한동희의 적시타때 득점을 올리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2.04.08 / foto0307@osen.co.kr

지난 8일 사직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이대호는 “누가 2약이라고 그러냐”라고 취재진에게 반문한 뒤 “우리는 약한 팀이 아니다. 흐름을 타면 우리 팀만큼 무서운 팀은 없다. 현재 5연승을 하는 팀이 2팀이나 있다. 흐름을 타면 우리 팀만큼 무서운 팀은 없다고 생각한다. 2강 8중이라고 생각하고 8중으로 평가되는 팀들을 많이 이겨야 한다. 이제부터 중요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까지 경험한 뒤, 한국시리즈에서 현역의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싶은 마음이 큰 이대호다. 스스로도 “내 모든 것을 쏟아붓고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 경기를 하고 떠나고 싶다”라고 목표를 말하곤 한다. 
그러나 마지막 경기를 생각하면 여전히 슬프기만 하다. “마흔이 넘어가다 보니까 사소한 것에도 눈물이 막 난다”고 멋쩍게 웃었다. 후배들 역시 이대호의 홈런 세리머니를 올해 팀 세리머니로 정해서 이대호의 은퇴를 예우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많이 생각해주는 것 같아서 부담이 되긴 된다. 제가 좀 열심히 해서 선수들과 함께 목표를 이뤘으면 좋겠다"라면서 (전)준우나 (정)훈이 등 고참들이 많아서 잘 챙겨주고 있다. 자꾸 마지막이라고 하니까 늙어보인다. 늙긴 늙었지만 저보다는 팀이 중요하고 야구를 더 생각해야 하는 시기다. 저는 어차피 떠나야 하는 사람이니까 조용히 갔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그럼에도 이대호도 마지막을 생각할 때 정훈을 먼저 떠올렸다. 이대호와 정훈은 막역한 사이다. 정훈이 방출과 현역 군 복무, 아마추어 코치를 거쳐서 롯데에 육성선수로 입단하고 나서 이대호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며 노하우를 전수받기 원했고 이대호 역시 이런 정훈을 살뜰하게 챙겼다. 비시즌에는 함께 개인 전지훈련을 다녀오기도 했다. 프로에서만 1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했기에 서로에게 애틋하다. 정훈 역시 스프링캠프 기간 “(이)대호 형의 은퇴 시즌에 가을야구는 꼭 가게 해달라고 기도를 많이 할 것이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인 것 같다”라며 간절함을 보였다.
그는 은퇴식 때를 상상하면서 “저랑 훈이는 은퇴식 때 계속 울고 있을 것 같다”라면서 “은퇴 투어도 그 야구장에서 마지막 경기이지 않나. 생각하니까 많이 슬프다. 그때 가는 발걸음이 가볍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취재진에게도 정중하게 양해를 구했다. 그는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 마지막을 생각하니까 슬프다. 아직 개막한지 얼마 안됐다. 은퇴 같은 그런 질문은 나중에 좀 해주시면 안되겠냐”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대호에게 마지막은 최대한 미뤄두고 싶은 단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떠나야 하는 시기를 알고 있기에 더욱 감사하면서도 더 많은 경기에 나서서 마지막까지 팀에 기여하고 싶다. 그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고 중요하다. 한 타석 한 타석 최선을 다하다 보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분명히 아쉽지만 후배들을 위해서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많이 응원해주시는 게 감사하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개막식에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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