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구 볼넷, 선발투수 리듬을 깨트렸다” 美언론도 김하성 집념에 경의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4.09 05: 27

미국 언론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11구까지 가는 집념이 매디슨 범가너(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개막전을 망쳤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미국 애리조나 지역 매체 ‘애리조나 스포츠’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개막전 선발로 나선 범가너가 3회에만 42구를 던지고 강판됐다”며 범가너의 개막전 부진 요인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범가너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사진] 김하성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작은 상쾌했다. 1회 오스틴 놀라-매니 마차도-제이크 크로넨워스를 만나 10구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뒤 2회 2사 후 에릭 호스머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 주릭슨 프로파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샌디에이고 선발 다르빗슈 유와의 팽팽한 투수전이 예상됐다.
애리조나 스포츠는 “범가너는 2회까지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투구수가 26개에 불과했고, 직구 구속은 92~93마일(148~149km)로, 전성기였던 샌프란시스코 시절에 근접했다. 작년 그의 평균 구속은 90.4마일(145km)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회 선두타자로 김하성을 만나며 개막전 호투의 꿈이 물거품됐다. 0B-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김하성의 선구안에 고전하며 풀카운트가 됐고, 5연속 파울로 어려움을 겪다가 11구 끝 볼넷을 헌납했다. 이후 김하성에게 2루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일단 트렌트 그리샴과 놀라를 연달아 범타로 잡고 상황을 2사 3루로 만들었다.
이른바 ‘하성놀이’ 여파였을까. 범가너의 제구는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후속 마차도-크로넨워스를 연달아 볼넷 출루시키며 2사 만루를 자초했고, 루크 보이트에게 충격의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다음타자 윌 마이어스를 루킹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지만 이미 3연속 볼넷으로 1점을 헌납한 뒤였다.
3이닝만에 투구수가 68개에 달한 범가너는 결국 0-1로 뒤진 4회 루크 웨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개막전을 씁쓸하게 마무리했다.
현지 언론은 김하성의 11구 끝 볼넷을 이날의 승부처로 꼽았다. 매체는 “파드리스 유격수 김하성이 11구 끝 볼넷을 골라내며 선발 범가너의 리듬을 깨트렸다”며 “이후 그의 커맨드는 계속 흔들렸고, 타자 3명을 프리 패스로 누상에 내보냈다. 애리조나 벤치는 당초 80구를 예상했지만 68구도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리며 교체를 단행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범가너는 3이닝 1실점 부진에도 타선의 도움 속 패전을 면했다. 0-2로 뒤진 9회말 3연속 사사구로 얻은 무사 만루서 크리스티안 워커가 폭투로 홈을 밟은 뒤 세스 비어가 3점홈런으로 역전극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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