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끝난 뒤 부산 사직구장 앞.
사직구장 본부석 쪽 광장에는 팬들이 몰려 서 있었다. 선수들의 퇴근길을 좀 더 가까이 보기 위해 팬들이 운집한 것.
이날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 개막전에는 8941명의 관중이 모였다. 육성 응원은 여전히 금지하고 있지만 100% 관중 입장이 가능해졌고 ‘치맥’ 등 취식도 허용이 됐다. 금요일에 사직 홈 개막전이라는 관중동원의 호재인 환경이 조성 됐지만 1만 명의 관중을 넘지 못했다. 코로나19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인기 하락의 여파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이날 사직구장 1루 측 관중석은 거의 꽉 채워지면서 과거의 향수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육성 응원 대신 2020년부터 활용하기 시작한 응원도구인 ‘짝짝이’를 활용해서 사직구장은 달아올랐다.
롯데가 1-6으로 패했지만 경기 후에 다시금 팬들이 선수들을 보기 위해 야구장 앞에 모인 것. 본부석 출입구 쪽부터 선수단 주차장이 위치한 지역까지 밧줄로 바리케이트를 쳤고 양 옆으로 팬들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롯데 선수들의 퇴근길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롯데 관계자는 “사실 선수단의 주차장 이동 동선 때문에 밧줄로 바리케이트를 쳤다”라면서 “현재는 대면 이벤트를 지양해야 한다는 지침이 나온 상태라 퇴근길 이벤트는 별도로 운영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롯데는 코로나19 시국 이전, 이날과 같은 동선으로 선수들이 이동하면서 팬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퇴근길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롯데 팬들은 경기가 끝나고도 선수들의 퇴근길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떠나지 않고 기다리기도 했다.
현재 과거와 같은 이벤트는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야구 팬들의 갈증을 어느 정도 풀어줄 수 있는 퇴근길의 장면이었다. 구단도 팬들의 운집을 예상한 듯 “거리두기를 지켜달라”라는 안내멘트를 하면서 만일의 상황들을 대비했다.

KIA도 최근 특별한 퇴근길 볼거리를 선사했다. 지난 7일 경기 후 8일부터 열리는 인천 SSG 시리즈를 준비하기 위해 버스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깜짝 이벤트가 열렸다. 외야수 나성범이 ‘풍문으로 들었소’ 노래가 나오는 대형 스피커를 켠 채로 버스로 이동했고 그 뒤를 동료 선수들이 따르며 팬들과 호흡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 장면은 KIA 타이거즈 공식 유튜브 채널 ‘갸티비 by KIA 타이거즈’를 통해서 라이브로 전달이 됐다.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서 선수들과 팬들 사이의 대면 이벤트를 펼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단계를 지나서 엔데믹(풍토병) 상태로 전환을 하려는 시점에서 팬들과의 거리도 다시 좁혀져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야구 인기 하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시점, 작은 변화들로 다시금 팬들과의 거리도 다시 가까워지는 날이 오게 될까./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