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125억 FA 포수 양의지가 컨디션 난조로 개막전부터 결장하고 있다. 백업 포수 박대온이 전 경기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주전 공백을 메우고 있는 박대온은 무려 7년 만에 감격의 결승타를 맛봤다.
NC는 8일 잠실구장에서 5연승을 달리던 LG 상대로 4-1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에이스 루친스키가 7이닝 무실점, 침묵하던 손아섭이 22타석 만에 첫 안타를 때렸고, 박건우는 3안타 1타점, 4번타자 마티니는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경기 후 이동욱 감독은 “루친스키와 박대온의 배터리 호흡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백업 포수 박대온은 루친스키를 잘 리드했고, 타석에서도 큰 일을 해냈다.

0-0으로 팽팽한 2회. NC는 2아웃 이후에 서호철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박대온 타석에서 1볼 1스트라이크 3구째 헛스윙이 됐고, 서호철이 2루 도루를 성공했다. 2사 2루 득점권이 됐고, 박대온은 LG 선발 플럿코의 직구를 밀어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렸다. 서호철이 3루를 돌아 득점에 성공했다.
LG 배터리는 1볼 2스트라이크의 투수에게 유리한 카운트에서 직구(147km)를 던졌는데 한가운데 약간 바깥쪽으로 높게 들어갔다. 실투였다. 박대온은 욕심내지 않고 결대로 밀어쳐 적시타를 때렸다. LG 배터리가 1할 타자를 만만하게 보고 쉽게 승부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중심타자도 아니고 하위 타순, 1할 타자 상대로 2사 후 적시타는 상대에게는 뼈아팠다.
타율 1할3푼3리의 타자가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배트 중심에 잘 맞혔다. 박대온은 전날 롯데전에서도 첫 타석 직구를 공략해 시즌 2번째 안타를 때려냈다. NC에게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귀중한 적시타가 터져 선취점을 뽑았다. 이동욱 감독은 경기 전 "선발들이 잘 던지고 있어서 선취점을 뽑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대온의 시즌 첫 타점, 그리고 3회 추가점을 뽑으며 이 감독 뜻대로 경기가 풀려갔다. 그리고 NC가 4-1로 승리하면서 박대온의 적시타는 무려 2511일 만에 맛보는 짜릿한 결승타가 됐다.

박대온은 전날까지 프로 통산 타점이 10개에 불과했다. 2014년 2차 2라운드로 NC에 입단한 박대온은 백업으로 1~2군을 오가며 출장 기회가 많지 않았다. 2015년 1군에 데뷔했고 첫 해 33경기에서 6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1타점씩 기록했다. 2017년 60경기에 출장한 것이 가장 많은 경기 수였다.
지난해 후반기에 포수 마스크를 쓰는 일이 많아졌다. 42경기에 출장해 타석 수는 데뷔 후 가장 많은 95타수를 기록했다. 18안타 5타점으로 데뷔 후 가장 많은 안타와 타점을 기록한 해였다.
10타점 중 가장 잊을 수 없는 타점은 아마도 2015년 프로 첫 결승타일 것이다. 2015년 5월 24일 목동 넥센전에서 박대온은 9회초 10-10 동점인 2사 1,2루에서 넥센 마무리 손승락 상대로 우중간 역전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NC가 12-11로 승리하면서 자신의 데뷔 첫 결승타가 됐다. 당시에는 개명을 하기 전이라 박광열로 기록돼 있다. 7년 전 일이다. 그리고 2511일 만에 박대온은 다시 결승타의 감흥을 갖게 됐다.
박대온은 6경기 전 경기 선발 출장해 1이닝만 빼고 전 이닝을 뛰고 있다. 양의지 공백을 공격에서는 어쩔 수 없는 간극이 불가피하지만, 수비와 투수 리드에서는 충분히 메우고 있다.
한편 양의지가 곧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양의지는 8일 2군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을 시작했다. 9일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장할 계획. 한 두 경기 뛰고 1군에 복귀할 전망이다.
그러나 양의지가 포수로 출장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도 있다. 이 감독은 “일주일 동안 안 움직이다가 수비를 나가면 부상 우려도 있다”고 조심하고 있다. 박대온이 주말까지는 포수로 뛸 것이고, 다음 주중까지도 포수 마스크를 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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