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감 좋으니까 일단 살려야 한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에게 흔히 말하는 ‘밀어주기’란 없다. 신인급 선수들의 잠재력과 기량은 인정하면서도 실전 경기에서 검증이 되어야만 기회를 주는 편이다. 그는 “잘 하는 선수를 먼저 내보내는 것”이라고 잘라 말하며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2년차 내야수 안재석(20)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일찌감치 안재석의 잠재력을 알아봤다. 장타력까지 보여줄 수 있는 대형 내야수 재목이라고 인정했다. 지난해 김재호가 부상 등으로 89경기 밖에 출장하지 않았고 오재원도 부진한 가운데서 안재석이 기회를 잡을 법도 했다. 그러나 강승호, 박계범 등의 내야수들이 먼저 기회를 잡았고 선발 출장 빈도도 많았다. 지난해 안재석은 96경기 타율 2할5푼5리(200타수 51안타) 2홈런 14타점 28득점 13실책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올해는 시범경기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11경기 타율 4할2푼3리(26타수 11안타) 7타점 6득점 OPS 1.198의 성적을 기록하며 맹렬한 타격감을 선보였고 개막전 선발 유격수 자리까지 꿰찼다.
정규시즌 들어서도 안재석은 타격감이 식지 안혹 있다. 개막 이후 매경기 안타를 때려내고 있고 타율 3할5푼3리(17타수 6안타) 2득점 OPS .833의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비록 수비에서 벌써 3개의 실책을 범했지만 안재석만한 내야수가 현재 두산 내에서는 없다. 허경민은 종아리가 좋지 않고 김재호의 컨디션도 떨어져 있다. 박계범, 강승호와 함께 내야진을 꾸려야 한다.
일단 김태형 감독은 현재 타격감이 좋은 안재석 위주의 라인업을 꾸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수비보다는 공격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만큼 안재석의 타격감이 좋고 좋을 때 더 많이 활용하기 위함이다. 김태형 감독은 “수비를 잘 하고 있다가 2개 정도를 놓쳤다. 만약 수비가 불안하다고 생각하면 대수비로 다른 선수를 쓰면 된다”라면서 “현재 (안)재석의 타격감이 워낙 좋으니까 수비가 불안하다고 해서 안 쓰기가 힘들다. 재석이의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라인업을 구상하고 있다”라고 현재 라인업에 대한 구상을 전했다.
안재석의 타격감도 언젠가는 떨어질 것이다. 만약 그 시기를 무사히 넘기고 수비에서도 좀 더 안정감 있는 활약을 펼친다면 안재석은 비로소 진정한 김태형 감독의 인정을 받고 김재호의 뒤를 잇는 ‘잠실 유격수’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 안재석에게는 기회를 받고 있는 지금 이 시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