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주장보다도 어린 V리그 역대 최연소 감독이 부임 첫해 통합우승 대업을 이뤄냈다.
대한항공 점보스는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3전 2선승제) KB손해보험 스타즈와의 최종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대한항공은 1차전과 3차전을 따내며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통합우승 대업을 해냈다. 통산 3번째(2017-2018, 2020-2021, 2021-2022)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순간이었다.

지난 시즌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 체제서 창단 첫 통합우승을 해낸 대한항공은 왕조 구축을 위한 적임자로 핀란드 출신의 틸리카이넨 감독을 택했다. 외인 감독을 통해 유럽식 훈련 시스템과 실전 기술 접목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고 판단하며 2년 연속 외국인 사령탑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화제를 모은 건 틸리카이넨 감독의 나이였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1987년생으로 V리그 역대 최연소 사령탑에 이름을 올렸다. 주장 한선수, 유광우보다도 두 살이나 이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부상으로 일찍 현역생활을 접은 뒤 2010년부터 지도자생활을 시작한 덕분에 35살에 한 팀의 사령탑으로 부임할 수 있었다. 지난 4년간 일본 나고야 울프독스를 이끌며 아시아 배구를 접한 경력도 있었다.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했다. 작년 산틸리 감독과 마찬가지로 제로 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공정 경쟁을 유도하며 선수단을 고루 활용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뎁스 강화로 이어졌다. 물론 시즌 초반 정지석의 이탈로 1라운드서 잠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라운드부터 활주로에 진입해 고공 비행을 시작하며 정규리그 1경기를 남겨두고 1위를 확정지었다. 서른 다섯 감독과 서른 일곱 주장의 리드 속 그 어느 때보다 끈끈한 팀워크가 형성된 결과였다.
챔프전에서도 그들의 비행은 계속됐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한선수, 곽승석, 정지석이 중심을 잡은 가운데 링컨이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였고, 유광우, 임재영, 조재영, 임동혁 등 각 포지션에서 매 순간 영웅이 바뀌었다. 상대 특급 외인 케이타 노우모리의 공세에 밀리며 2차전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다시 홈으로 돌아와 1위 클래스를 뽐내며 2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대한항공에 왕조 활주로가 활짝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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