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남자부에 대한항공 왕조가 열렸다.
대한항공 점보스는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3전 2선승제) KB손해보험 스타즈와의 최종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5-22, 22-25, 24-26, 25-19, 23-21)로 승리했다.
대한항공은 1차전과 3차전을 따내며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통합우승 대업을 해냈다. 통산 3번째(2017-2018, 2020-2021, 2021-2022) 챔피언결정전 제패. 35세 젊은 사령탑인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부임 첫해 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반면 KB손해보험은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기세를 우승으로 잇지 못했다.

홈팀 대한항공은 한선수, 정지석, 조재영, 링컨 윌리엄스, 곽승석, 김규민에 리베로 오은렬이 선발 출전했다. 이에 KB손해보험은 박진우, 황택의, 김정호, 김홍정, 노우모리 케이타, 한성정에 리베로 정민수로 맞섰다.

대한항공이 서브 에이스 4개를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다. 첫 주인공은 정지석이었다. 6-6에서 3연속 득점으로 어깨를 예열한 뒤 2연속 서브 에이스로 12-8을 만들었다. 초반 기세를 가져온 귀중한 득점이었다. 이후 17-12에서 5연속 실점으로 2차전 3세트 악몽이 드리우기도 했지만 19-19에서 정지석의 백어택에 이어 조재영이 절묘한 서브 에이스로 다시 흐름을 가져왔다.
20점 이후 영웅은 링컨이었다. 22-20에서 하이볼을 상대 블로커를 이용해 득점으로 연결한 뒤 23-20에서 강력한 서브 에이스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세트 도중 세터를 한선수에서 유광우로 교체한 것도 적중했다.
KB손해보험이 반격에 나섰다. 2세트는 살아난 케이타를 앞세운 역전극이었다. 10-13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18-17로 뒤집은 뒤 줄곧 주도권을 유지했다. 17-17에서 황택의의 귀중한 역전 서브 에이스가 나왔고, 이후 케이타가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상대 코트를 맹폭했다.
3세트도 초반은 KB의 손해보험의 열세였다. 링컨의 연속 서브 에이스와 이어진 곽승석의 서브 에이스에 당하며 9-13까지 끌려간 것. 분위기를 바꾼 건 심판 판정이었다. 12-13에서 케이타의 오버넷 선언에 따른 주심과 KB손해보험의 언쟁이 길어졌는데 곧바로 3연속 득점으로 처진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케이타가 고공 폭격을 가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24-24 듀스에서 케이타가 백어택, 김홍정이 블로킹으로 세트 스코어 2-1을 만들었다.

대한항공이 다시 힘을 냈다. 앞선 세트와 달리 이번에는 블로킹이 해결사였다. 초반 정지석, 김규민이 통곡의 벽을 형성하며 상대 기세를 잠재운 뒤 곽승석이 서브 에이스로 흐름을 가져왔다. 17-15까지 격차가 좁혀지기도 했지만 역전 허용은 없었다. 정지석이 작년 MVP 모드 가동하며 넉넉한 격차를 유지시켰고, 마지막 임동혁이 김정호를 차단, 5세트 승부를 알렸다.
올 시즌 V리그 남자부의 마지막 세트답게 명승부가 전개됐다. 박진우가 정지석의 공격을 차단한 뒤 케이타가 후위에서 날아올라 2점의 리드를 가져온 것. 이후 링컨의 공격이 라인을 벗어났지만 대한항공이 정지석을 앞세워 가까스로 14-14 듀스를 만들었다.
대한항공은 멈추지 않았다. 시소게임 끝 21-21에서 케이타의 서브 범실과 곽승석의 블로킹을 묶어 길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대한항공이 2년 연속 통합우승을 확정지은 순간이었다.
링컨이 팀 최다인 34점, 정지석이 31점을 올리며 우승을 이끌었다. 정지석은 후위 공격 7개, 블로킹 4개, 서브 에이스 4개를 앞세워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서브에서 14-4 압도적 우위를 점한 게 주효했다. 반면 케이타는 57점(공격성공률 54%) 활약에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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