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의사를 번복하고 돌아온 김남일 성남FC 감독이 전북전 대패 후 팬들을 먼저 찾아갔다. 이유가 무엇일까?
성남FC는 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하나원큐 K리그1 2022 9라운드’에서 전북현대에게 0-4로 대패를 당했다. 성남(1승2무6패, 승점 5점)은 최하위서 벗어나지 못했다.
성남이 지난 6일 김천전에서 0-3 완패를 당한 뒤 김남일 감독이 “미래에 대해 구단과 이야기를 해봐야겠다”며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가뜩이나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장의 돌출발언으로 선수단 전체가 흔들렸다.

김남일 감독은 구단의 만류로 사퇴의사를 하루만에 철회했다. 전북전을 앞둔 김 감독은 “제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지만 구단에서 만류했다. 언제까지 성남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계약기간 안에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을 다해야 한다”고 답했다.
최악의 사태는 막았지만 성남은 여전히 위기다. 성남은 전북을 맞아 최선을 다했지만 전력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0-4로 대패를 당했다. 구스타보에게 선취 페널티킥을 허용한 뒤 마상훈의 동점골이 터졌지만 비디오판독 후 오프사이드로 골이 취소되는 불운까지 따랐다. 김남일 감독이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판정번복은 없었다.

경기 후 김남일 감독은 이례적으로 골대 뒤 서포터석을 먼저 찾아갔다. 성남의 저조한 경기력에 대해 실망한 팬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선수단의 상황을 해명하기 위해서였다.
성남팬들은 “파이팅”이라며 김 감독을 위로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당신만 나가면 돼”라며 험한 말을 서슴지 않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김영광이 감정이 격해져 팬들에게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공식기자회견에 임하는 김 감독의 표정도 어두웠다. 그는 “팬들 앞에서 무기력한 경기를 한 것이 가장 힘들었다. 결과에 대해 죄송한 부분도 있다. 팬들이 당연히 (비판을) 할 수 있는 입장이다. 불만은 없다. 이해한다. 다만 지나친 언행은 선수들을 위해 참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마지막에 인사를 하러 간 것은 너무 죄송해서였다. 팬들이 선수들에게 용기를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좋지 않은 성적으로 성남 선수단에 무분별한 비난이 쏟아지자 김남일 감독이 사퇴를 거론할 정도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성남시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240억 원을 투자한 최신식 클럽하우스를 개장했다. 이에 발맞춰 성남팬들의 기대치와 요구는 더 높아지고 있다. 성남은 홈팬들 앞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지만 K리그1 최하위다. 이대로라면 성남은 2부리그 강등을 피할 수 없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성남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