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 깜짝 놀랐다’ 용규놀이, 이번엔 19구 승부…역대 기록에 1개 모자랐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4.09 19: 58

 키움 이용규가 12년 만에 자신의 ‘용규놀이’ 대기록을 다시 세울 뻔 했다.
이용규는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키움은 8회 선두타자 김주형의 솔로 홈런으로 3-0으로 앞서 나갔다. 박찬혁이 삼진을 당한 후 이용규는 타석에 들어섰다.

8회초 1사 키움 이용규가 19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고 있다. 2022.04.09 /rumi@osen.co.kr

삼성 우완 투수 이승현과의 승부. 초구 스트라이크, 2구 파울로 2S에 몰렸다. 다시 파울. 볼 1개를 골라내고 파울 2개를 연달아 걷어냈다. 이용규는 8구째 커브와 9구째 체인지업 볼을 침착하게 골라냈다. 풀카운트가 됐다.
이 때부터 이용규와 이승현을 제외하곤 모든 이들을 즐겁게 하는 승부가 이어졌다. 계속해서 파울 타구가 나와 투구 수만 늘어나는 '용규놀이'가 시작됐다. 
이승현은 10구째 부터 오직 직구만 던졌다. 그걸 이용규는 계속해서 파울로 걷어냈다. 140~146km 사이의 직구에 배트를 휘둘렀는데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지 못하고 모조리 파울이 됐다.
키움 덕아웃의 푸이그는 이용규의 '용규놀이'가 신기한 듯이 두 손을 모두 펼쳐 손가락으로 세면서 놀라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삼성의 좌익수 피렐라도 계속 되는 파울 타구에 헛웃음을 지었다. 양 팀 덕아웃의 선수들, 관중들은 두 선수의 대결에 몰입됐다.
어느새 18구까지 9구 연속 파울이 나왔다. 19구째 이승현의 144km 직구가 한가운데 낮게 들어왔다. 이용규는 스윙하지 않고 기다렸고, 심판 판정은 볼이었다. 결국 이용규는 볼넷으로 1루로 걸어나갔고, 힘이 빠진 이승현은 곧장 이재익으로 교체됐다.
한편 이용규는 2010년 8월 29일 넥센 박준수(현 박승민 KT 코치)를 상대로 한 타석 20구를 상대한 바 있다. KBO리그 최다 기록이다. 당시 결과는 우익수 뜬공 아웃. 
지난해 이용규는 '용규놀이'에 대해 "일부러 파울을 치는 것이 아니다. 단 한 번도 일부러 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 그런 모습이 나온다. 타이밍이 불리할 때 상황에 따라 대처하다보니 파울이 나온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인플레이 타구가 된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 파울이 많이 나온다”고 언급한 바 있다. /orange@osen.co.kr
8회초 1사 키움 이용규와 19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삼성 이승현이 교체되고 있다. 2022.04.09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