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선수단은 경쟁 상대지만 KIA 타이거즈 ‘에이스’의 위력을 실감하고 인정했다.
김원형(50) SSG 감독은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시즌 2차전을 앞두고 시즌 첫 번째 맞대결을 되돌아봤고, KIA 선발 양현종(34)을 언급했다.
1차전에서 SSG가 3-0으로 이겼지만, 사실 6회까지는 양현종의 호투에 꽁꽁 묶여 있었다. 양현종이 내려간 후 불펜진을 공략하면서 힘겹게 연승을 이어 갔다.

김 감독은 양현종의 투구를 떠올리며 “지금 나이가 30대 중반이 됐다. 그런데 공을 던지는 클래스는 여전하더라. 한창 20대 때보다는 구위는 떨어졌지만 공을 던졌는데 타자 앞에서 떨어뜨리거나 던지는 능력은 여전하더라”라고 말했다. 이런 생각은 김 감독만 한 게 아니었다.
양현종 상대로 3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인 추신수(40)는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노련하다. 왜 한국에서 최고의 좌완 투수라는지 알겠다. 완급 조절에 능하고 모든 구종을 어떤 카운트에서든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자신감이 있는 투수다”라며 인정했다.
SSG 주장 한유섬(33)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내가 아는 현종이 형의 구위를 생각하면 베스트는 아닌 듯했다”면서도 “하지만 직구를 노릴 때 변화구를 던지는 등 현종이 형만의 완급 조절이 있다. 정말 좋은 투수다. 볼 끝도 여전히 좋았다”고 추켜세웠다.

지난해 1년간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무대에서 뛰었던 양현종은 다시 친정팀 KIA로 돌아왔다. 그리고 지난 2일 광주 홈 개막전에서 LG 트윈스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다. 결과는 패전이었다. 6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런데 4실점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이다.
6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 시즌 첫 원정길이었다. 상대는 인천 홈팀 SSG. 6회까지 2피안타 7탈삼진 1볼넷 무실점 쾌투를 벌였다. SSG 외국인 1선발 윌머 폰트와 팽팽한 투수전을 만들었다. 결과는 또다시 시즌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하지만 SSG 타자들은 양현종과 승부에서는 웃지 못했다. 추신수 말대로 왜 KBO리그 대표 좌완 중 한 명인지 오랜만에 실감한 날이었다. 물론 김원형 감독의 말대로 전성기 구위는 아닌 듯했고, 한유섬이 개인적으로 느낀 것도 ‘베스트’는 아니었지만 양현종은 자신이 ‘에이스’로 불리는 이유를 입증했다.
KIA 사령탑 김종국 감독은 “6회까지 정말 기대한대로 투수전을 봤다. 상대 선발 폰트의 구위도 좋았지만, 우리 양현종도 밀리지 않았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클래스가 있는 대결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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