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했지만..." 성숙하게 기다린 이학주의 '롯데맨' 거듭나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4.10 08: 16

“조급한 마음이 있더라.”
롯데는 딕슨 마차도가 빠져나간 유격수 자리를 보강하기 위해 지난 1월 말, 삼성에 투수 최하늘과 2023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이학주(32)를 데려왔다. 삼성에서 워크에식 문제로 전력 외, 문제아로 취급을 받았지만 롯데는 이학주가 필요했다.
이학주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안고 새로운 팀으로 향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이학주의 적응을 돕기 위해 모두가 나섰다. 그러나 시범경기를 앞두고 치른 자체 시뮬레이션 경기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의욕적으로 팀 적응에 나서고 있던 이학주에게 드리운 암초. 더군다나 유격수 포지션의 경쟁자들도 컨디션을 바짝 끌어올렸다.

롯데 자이언츠 이학주 1969 2022.04.08 / foto0307@osen.co.kr

재활 막바지에는 1군에 올라왔고 시범경기 최종전을 치렀다. 그러나 다시 2군으로 내려가며 개막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시범경기 기간 ‘방출 재취업생’ 박승욱의 방망이가 뜨거웠고 개막전 유격수 자리까지 차지했다.
이학주는 “조급한 마음이 있었다”라면서 경쟁자였던 박승욱의 맹활약에 대한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는 “박승욱 선수가 시범경기 때 잘했고 더 열심히 했다. 그래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라며 “대구(시범경기 최종전)에서 끝나고 감독님이 다시 내려가라고 했을 때 그냥 ‘네’ 하고 다시 내려갔다”라고 말했다.
이후 묵묵하게 때를 기다렸다. 이학주는 “이후 더 열심히 치료를 했고 트레이닝 코치님께서도 더 치료를 잘 해주셔서 2군 경기를  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라며 “2군에서 경기를 하고 1군에 올 수 있었던 게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5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1군에 합류했고 6일 경기에 선발 출장해 기습번트 안타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투혼을 선보였다. 그리고 9일 사직 두산전에서는 이적 후 첫 멀티 히트를 비롯해 3출루 경기를 만들며 홈 팬들 앞에서 확실하게 신고식을 마쳤다.
“아직 자이언츠 팬들 앞에서 경기를 많이 안해봐서 긴장하고 있다. 일부러 긴장감을 갖고 더 하고 있다”라며 군기가 바짝 든 모습으로 사직구장 경기를 치러본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OSEN DB
이제는 진정한 ‘거인’의 일원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하고 팀에 기여하려고 한다. 이학주는 “(이)대호 선배랑 (전)준우 형이 잘 챙겨준다. 적응을 못하고 있을 때 눈치를 채셔서 빨리 녹아들 수 있게끔 해주셨다. 자연스럽게 조금씩 말도 많이 하는 것 같다”라면서 “아직 부족하지만 선수들에게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있다. 팀에 최대한 빨리 녹아들어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심스럽게 개인적인 목표와 각오도 전했다. 팀을 우선하는 각오였다. 그는 “나는 공격력이 좋은 타자가 아니다. 감독님께서 짜 주시는 타순에서 내 임무를 하려고 한다”라며 “투수들 공을 더 많이 던지게 하고 출루에도 욕심을 내려고 한다. 주루에서도 한 베이스 더 가는 플레이를 계속 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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