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주장 이용규는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이용규는 2루타와 결승 득점에 호수비 등 만점 활약을 펼쳤지만, 이날 승부의 백미는 단연 19구 승부 끝에 얻어낸 볼넷 '용규놀이'였다.




키움은 8회 선두타자 김주형의 솔로 홈런으로 3-0으로 앞서 나갔다. 박찬혁이 삼진을 당한 후 이용규가 타석에 들어섰다.
또 한 번의 역대급 '용규놀이'가 나왔다. 이용규는 타석에서 끈질기게 투수의 공을 커트해내면서 투구 수를 늘리는 능력이 뛰어나다. 팬들은 이 모습을 보고 '용규놀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삼성 우완 투수 이승현과의 승부. 초구 스트라이크, 2구 파울로 2S에 몰렸다. 다시 파울. 볼 1개를 골라내고 파울 2개를 연달아 걷어냈다. 이용규는 8구째 커브와 9구째 체인지업 볼을 침착하게 골라냈다. 풀카운트가 됐다.
이 때부터 이용규와 이승현의 숨막히는 승부가 이어졌다. 계속해서 파울 타구가 나와 투구 수만 늘어나는 '용규놀이'가 시작된것.




이승현은 10구째 부터 오직 직구만 던졌다. 그걸 이용규는 계속해서 파울로 걷어냈다. 140~146km 사이의 직구에 배트를 휘둘렀는데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지 못하고 모조리 파울이 됐다.
양 팀 덕아웃의 선수들, 관중들은 두 선수의 대결에 몰입됐다. 계속되는 이용규의 커트에 야유를 보내던 일부 삼성 팬들도 기록적인 커트에 숨죽이고 경기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어느새 18구까지 9구 연속 파울이 나왔다. 19구째 이승현의 144km 직구가 한가운데 낮게 들어왔다. 이용규는 스윙하지 않고 기다렸고, 심판 판정은 볼이었다. 결국 이용규는 볼넷으로 1루로 걸어나갔고, 승부를 펼치고 힘이 빠진 이승현은 곧장 이재익으로 교체됐다.




한편 이용규는 2010년 8월 29일 넥센 박준수(현 박승민 KT 코치)를 상대로 한 타석 20구를 상대한 바 있다. KBO리그 최다 기록이다. 당시 결과는 우익수 뜬공 아웃. 이날 본 19개는 역대 2위 기록으로 남게 됐다. 3위 기록도 이용규가 가지고 있다. 한화 시절이었던 2015년 8월 22일 양현종(KIA)에게 17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지난해 이용규는 '용규놀이'에 대해 "일부러 파울을 치는 것이 아니다. 단 한 번도 일부러 친 적은 없었다. 사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 그런 모습이 나온다. 타이밍이 불리할 때 상황에 따라 대처하다보니 파울이 나온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인플레이 타구가 된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 파울이 많이 나온다”고 언급한 바 있다.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