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만만한 리그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FC 서울은 지난 5일 국가대표 미드필더 자원인 황인범(26)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황인범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특별 규정을 적용받아 루빈 카잔과의 계약이 잠시 중단됐고, 일시적 자유계약 신분으로 2022년 6월까지 FC서울과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진행한 황인범은 "3개월이라는 짧은 계약을 하고 돌아왔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시는 자리를 만들어준 구단에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생각했고 자신이 있어 팬분들과 구단에 좋은 영향력을 최대한 많이 끼치고 돌아가고 싶다. 성대한 입단식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입단 소감을 밝혔다.
![[사진] FC 서울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10/202204101542778973_62528e774328a.jpeg)
황인범은 "몸 상태는 굉장히 좋아진 상태다. 현재 조깅과 스텝 훈련을 시작했다. '언제 돌아올 수 있다'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최대한 빠르게 팀에 합류해 팀을 돕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하루빨리 복귀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그는 "팀 미팅을 통해 감독님, 선수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 팀 분위기가 마냥 좋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나쁜 분위기도 아니었다. 어린 선수가 많아 '사기가 떨어지지 않았을까'라며 좋은 경기력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아 걱정을 했는데 (기)성용이형을 비롯해 중고참급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고 있었다. 어린 선수들도 하고자하는 의지가 강했다. 얼른 합류해 형들과 선배들, 어린 선수들의 중간에서 어떻게 도울까 고민하고 있다. 복귀해서도 이런 부분 신경쓴다면 경기력과 결과 다 챙길 수 있는 강한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 FC 서울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10/202204101542778973_62528e77c3091.jpeg)
황인범은 등 번호로 96번을 택했다. 이에 그는 "96번 등번호를 택한 이유는 남는 번호 중 선택을 해야 했다. 장난식으로 성용이 형한테 6번을 달라고 부탁하기는 했다. 흔쾌히 허락했다. 당연히 장난이었다. 96번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보다 제가 1996년생이기 때문이다. 또 팀에 1996년생 선수들이 있다. 이들과 좋은 조합을 보여줄 수 있을거라는 기대에 이 번호를 택하게 됐다"라며 등 번호 선택 이유를 밝혔다.
황인범은 대전에서 활약할 당시 서울의 코치 김진규와 함께 발을 맞췄다. 황인범은 "김진규 코치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특별한 조언을 해주시기보다는 '이제 형 아니다 코치다. 확실하게 하라'라고 하셨다. '너가 분명히 FC 서울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가리라는 확신은 있다"라고 말하셨다. 좋은 선수가 되려면 수비적인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성용이 형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에게 배울 수 있는 부분을 배워야겠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황인범은 서울에 입단하는 과정에 대해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다. 성용이형이나 (나)상호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구단과 접촉했다. 제가 말씀을 먼저 드릴 정도로 거의 다 모르고 있었다. 성용이형 같은 경우는 조금 지나고 이야기를 들으셨다. 당연히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반협박'을 받았다. 성용이 형이 '형이 서울에 있으니까 서울에 올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안 가면 큰일나겠구나' 생각했다. 성용이형이라는 존재가 서울 선택에 영향을 주긴 했다. 좋은 선수들, 특히 어린 선수들 중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 이 친구들과 좋은 시너지를 내고 더 돋보이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재미있을 것 같았고 좋은 선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본다면 또다른 자극, 동기부여가 될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황인범은 "여러 이유로 서울을 선택했고, 서울이 나를 택한 이유는 축구를 대하는 태도가 비슷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점유를 하면서 찬스를 만들고 싶은 선수로서 그런 축구를 하는 팀으로 가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안익수 감독님의 팀에서 뛴다면 어떻게 팀을 도울 수 있을까', '어떤 움직임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라는 고민을 하며 팬의 입장에서 봤다. 강원전 전날 훈련을 보러 갔다. 그때 역시 감독님께서 공격 전술을 디테일하게 알려주시는 것을 보고 '복잡하고 어려운 축구같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경기를 보니 '단순하게 생각하면 되겠다'라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크게 봤을 때 공간 이해도가 중요한 축구를 하는 것 같았다. 공격-수비시에 공간에 신경을 쓰시더라. 그런 부분은 선수로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황인범은 월드컵 조 편성에 관해 "너무 강한 팀들이다. 많은 선배님들과 감독님들 인터뷰를 봤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월드컵에 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가 월드컵에 갈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아닌것 같다. 우선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서울의 순위를 끌어 올리는 것이 먼저다. 그렇게 하다보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팀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대표팀에 승선한 이후에 해야 한다. 월드컵은 선수로서 큰 꿈이자 목표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첫 번째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황인범은 "K리그에서 만나는 모든 팀과 경기가 기대가 된다. 지난 1월에 대표팀에서 공식 경기 2경기 뛴 것을 제외하면 아직 공식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다. 축구에 굶주린 상태다. 복귀해서 뛸 수 있는 경기를 체크 해놨다. 잘 분석해 준비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는 결과가 중요하다. 서울이 이런 부분을 이미 고민하고 있는 것 같고 잘 녹아들면 될 것 같다. FA컵까지 하면 더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을 것 같다.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더라도 실망스러운 모습, 실망스러운 자세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 가며 결과, 경기력을 모두 챙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황인범은 해외에서 활약하는 대표팀 선수들에 관해 "외국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그 선수들과 발을 맞추겠지만, 그 선수들은 내 꿈이기도 하다. (손)흥민이형, (황)의조형 등 공격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걸 보면서 '어떻게 하면 저 팀의 동료들처럼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한다. 대표팀에서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서로가 많은 고민을 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 역시 많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우리 팀이 조금 더 높은 순위로 갈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던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황인범은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과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벤투 감독님께서 특별한 축하를 하기보다는 몸 상태 체크를 하기 위해 만났다. 당연히 경기장에 오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인사를 드리러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가서 몸 상태 체크를 많이 해주셨고 저도 '좋아지고 있는 단계'라고 말씀드렸다"라고 설명했다.
황인범은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저와 대전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결심했을 때는 많은 고민을 했다. 1부 리그로 돌아오는 것이 맞다는 판단은 에이전트, 가족과 논의 끝에 내린 판단이다. 저만의 선택, 저만의 이득을 위해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대전 팬분들과의 오해를 만들기 싫었다. 어떠한 팀으로 가겠다고 먼저 결정한 것이 아니었다. 어느 팀으로 가든 보도자료를 통해 먼저 보여드린다면 대전 팬분들에게는 상처가 될 것 같았다. 한 분이라도 덜 상처받게끔 하고 싶었다. 그런 와중에 서울에서 많이 기다려줬다. 그런 부분도 감사했고 팬분들, 구단과 잘 풀었을 때, K리그1으로 돌아온다는 생각 했을 때는 서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다른 팀과 접촉은 없었다. 축구에서는 신뢰와 신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대전과 신뢰를 지키고 싶었고 서울과 신뢰도 지키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라고 말했다.
떠나온 루빈 카잔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황인범은 "루빈 카잔의 레오니트 슬루츠키 감독님은 내가 함께했던 최고의 감독님 중 한 분이었다. 러시아로 돌아가는 고민을 끝까지 한 이유는 감독님 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오겠다는 판단을 했을 때는 감독님께서 '너에게 가장 맞는 선택이라는 것을 안다. 여름에 더 좋은 클럽으로 이동해 더 좋은 클럽에서 활약할 것이라는 걸 안다. 감독 커리어에서 가르쳤던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감독님 커리어에 더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 어디서든 함께할 수 있게 된다면 좋을거라 생각했다. 더 열심히 해 더 좋은 선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황인범은 "K리그로 돌아온다는 확정을 짓기까지 고민이 필요했던 이유는 K리그가 만만한 리그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K리그에서 뛰었을 당시 압박이 강하고 거친 리그라는 것을 배웠다. 더 좋은 외국인 선수, 선배님들이 리그에 돌아오면서 한층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수원삼성이라는 팀과 경기는 구단의 자존심과 팬들의 열정을 불지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서울에 입단해서가 아니라 제3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슈퍼매치'와 같은 더비 경기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슈퍼매치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경기다. 현재 두 팀이 나란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 리그 발전을 위해 더 높은 위치에서 경쟁해야 하는 팀들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도 많은 분들이 와주실거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황인범은 "많은 팬분들이 찾아와 주실텐데 응원 부탁드리고 선수들도 응원에 부응하는 경기력을 보여주리라 생각한다. (부상 때문에) 홈에서 수원을 만나지 못한다는 것은 아쉽지만, 원정에서 라이벌을 이기는 짜릿함이 있다. 다음 수원 경기는 선수들이 하나가 돼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생각한다. 꼭 자신감 가지고 이뤄내겠다"라고 말했다.
황인범은 "해외 경험을 통해 너무 많은 것을 배워왔다. 축구적인 부분은 당연하고 생존 영어를 배웠다. 인생을 살며 도움이 될 부분이다. 축구적으로 생각해보면 적극성을 배운 것 같다. 해외로 나가기 전 공이 왔을 때 무언가를 보여줄 수있는 선수였다면 미국과 러시아에서 공간에 대한 이해, 움직임을 배웠다. 몸이 큰 선수는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타이밍을 갖다 보면 저 선수를 이길 수 있겠다'라는 점을 배웠다. 외국에서 활약하다보면 이를 지켜보는 국내 어린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장기적으로 리그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reccos23@osen.co.kr
[사진] FC 서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