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km. 지난 8일 대구 삼성전에서 키움 안우진이 기록한 슬라이더 최고 구속이다. 어지간한 투수의 직구 최고 구속에 버금가는 수치. 빠른 공이 종횡무진 변화를 일으키니 타자들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안우진은 최고 구속 158km에 이르는 빠른 직구(45개)와 슬라이더(28개), 커브(18개), 체인지업(6개)을 섞어 던지며 7회까지 무실점(1피안타 2볼넷 8탈삼진)으로 삼성 타선을 잠재우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2011년 다승(17승), 평균 자책점(2.45), 승률(0.773), 탈삼진(178개) 4관왕에 등극하는 등 현역 시절 KBO리그 최고의 우완 투수로 명성을 떨친 윤석민의 고속 슬라이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안우진에게 고속 슬라이더 비결을 묻자 "최대한 피치 터널 구간을 생각하려고 한다. 직구처럼 던지려고 하고 있고 채려고 했던 게 구속도 더 빨라지는 것 같다. 관중이 100% 입장하면서 더욱 힘을 얻게 된다"고 대답했다.
지난해보다 스트라이크 존이 확대되면서 위력이 배가 됐다. 안우진은 "항상 높게 던질 수는 없어 잘 이용해야 할 거 같다. 잘 생각하면 편하게 던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안우진은 지난해 8승을 거두며 개인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 정규 시즌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을 만큼 구단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그는 "감독님께서 믿어주신 덕분에 이렇게 던질 수 있었다. 부담을 느끼기보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잘하는 게 맞다고 본다. 시즌 내내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안우진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물었다. 수치상 목표보다 선발 투수로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풀타임 선발이 목표다. 승리는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정규 이닝을 소화하며 풀타임 선발로서 등판할 때마다 긴 이닝을 책임지는 게 가장 큰 목표". 안우진의 말이다.
입단 당시 야구 외적인 부분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지난날의 실수를 깊이 반성하면서 묵묵히 야구에만 매진하고 있다. 안우진은 장차 한국 야구를 대표할 최고의 우완 투수가 될 재목이다. 그의 성장에는 한계가 없어 보인다. 어느 만큼 보여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