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로 경력 단절의 위기에서 부활했다. 다시 한 번 필승조로서 자신의 가치를 뽐내고 있다. NC 다이노스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방출된 뒤 두산 베어스로 재취업한 임창민(37)이 무려 4년 만에 세이브를 수확했다.
임창민은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4-3으로 역전에 성공한 11회말 마운드에 올라와 3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팀의 승리를 지켰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첫 세이브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성공시켰다. 홍건희, 김강률 등 필승조가 모두 경기에 나선 상황에서 임창민은 최후의 보루가 됐고 팀이 더 이상 흔들리지 않도록 지탱했다.
사실 임창민에게는 익숙한 역할이었다. NC 소속으로 이미 94세이브를 수확했다. 2008년 현대 유니콘스에 2차 2라운드로 지명을 받았고 히어로즈로 팀명이 바뀐 뒤에도 줄곧 2군에 머물렀다. 2군에서 커리어가 흘러갈 위기에서 NC가 임창민의 공격적인 투구를 눈여겨 봤고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이후 핵심 필승조로 활약하다가 2015년 31세이브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3년 연속 26세이브 이상을 수확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발돋움 했다.

그리고 앞서 94세이브를 거둔 시점이 2018년 4월 4일 마산 삼성전이었다. 이후 팔꿈치 수술을 받는 등 재활을 거쳤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세월이 흘렀고 세대교체의 기조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NC의 젊은 투수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임창민의 입지는 좁아졌고 결국 구단은 방출을 통보했다.
방출이 되면서 경력이 단절될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임창민은 두산의 연락을 받고 곧장 재취업에 성공했다. 1억20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대우까지 받았다. 두산은 여전히 임창민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생각이 깊고 정리된 생각을 조리있게 전달하는 편인 임창민인데 베테랑이자 멘토로서 팀 내 젊은 투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물론 임창민 스스로 성적과 선수단 내 적응력으로 증명하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과시하고 있다. 팀이 치른 8경기 중 5경기에 등판해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중이다. 지난 7일 잠실 삼성전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1피안타 2볼넷 1실점을 기록한 것이 흠이었지만 곧장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
그리고 이날 1467일 만에 통산 95번째 세이브를 수확하는 기쁨까지 맞이했다. 경기 후 임창민은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두산에 왔고 첫 세이브 기회였다”라며 “프로 첫 승을 거뒀던 팀(롯데)이다 보니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재취업 이후 첫 세이브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시즌 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몸관리 잘해서 팀 성적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