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속의 진주 발견’, 외야 뎁스 1위팀에 10라운드 외야수까지 터진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4.11 06: 18

 10라운드. KBO 신인 드래프트는 10라운드까지 뽑는다. 10개 구단이 모두 지명권을 사용하면 매년 100명의 아마추어 선수들이 프로 입단 기회를 받게 된다.
1차 지명과 숱한 유망주들 사이에서 10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는 한 두 해 지나면 팀을 떠날 확률이 높다. 아무래도 경쟁을 뚫고 1군에 올라올 확률은 낮고, 설령 1군 엔트리에 올라오더라도 주전으로 자리 잡을 확률은 지극히 낮다.
10라운드로 입단해 팬들의 기억에 이름을 알리고 있는 선수들이 몇 명 있다. 키움 양 현(2011년 10라운드 전체 73순위), KIA 김호령(2015년 10라운드 전체 102순위), 두산 권민석(2018년 10라운드 전체 100순위), 한선태(2019년 2차 10라운드 전체 95순위), 롯데 신용수(2019년 10라운드 전체 98순위), 안권수(2020년 10라운드 전체 99순위) 등이 있다.

4회말 2사 주자 3루 LG 문성주가 우익수 앞 재역전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2022.04.10 /rumi@osen.co.kr

또 한 명의 빛나는 10라운드 지명 선수가 있다. 2018년 10라운드 전체 97순위로 지명받은 LG 외야수 문성주(25)가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다. 외야가 두터운 LG에서 출장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문성주는 지난 8일 투수 김윤식이 열흘 휴식 차원에서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1군 콜업 기회를 받았다. 9일 NC전에 시즌 첫 출장,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그런데 수비에서는 실수도 있었다. 3회 2사 1,2루에서 마티니의 우측 펜스 앞 타구를 점프 캐치로 시도하다가 잡지 못했다. 2사 후라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3-3 동점이 됐고, 3루타가 됐다. 
류지현 감독은 10일 경기 전 문성수의 수비를 두고 “열심히 한 것이다. 어린 선수가 등록된지 이틀 됐는데, (우측 외야에) 우리 팬들이 꽉 차 있었다.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한 적이 없어서… 여기 저기 엄청 뛰어다닌다. 에너지가 넘치고 끓어 오를 시기다”고 감쌌다.
4회말 2사 주자 3루 LG 문성주가 우익수 앞 재역전 1타점 적시타를 날린 후 1루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2.04.10 /rumi@osen.co.kr
10일 ‘출루왕’ 홍창기가 1군에 복귀하면서 외야수 1명이 엔트리에서 빠져야 했다. 수비가 좋은 안익훈이 내려갔고, 문성주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10일 NC전에도 문성주는 우익수(8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허리 부상에서 복귀한 홍창기는 지명타자로 출장.
문성주는 4타수 4안타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 1-3으로 뒤진 3회 첫 타석 추격의 발판이 되는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했고 LG는 3-3 동점을 만들었다. 4회에는 2사 3루에서 역전 결승타를 때렸다. 4번째 안타는 8회 1사 1루에서 런&히트 작전이 나온 상황에서 몸쪽 낮은 공을 기막히게 때려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노린 공이 아닌데도 타격 재능이 엿보인 장면이었다.
문성주는 경기 후 “팀이 이겨서 좋다. 어제 수비하면서 실수를 좀 한것 같아 팀에 미안한 감이 있었는데, 오늘 팀이 이기는데 조금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이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를 기록한것 보다도 팀이 이겨서 좋다. 오늘 경기 전에 데이터분석팀 형들이 준비해준 선발투수 영상 등을 참고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성주는 지난해 9월 1군에 콜업돼 31경기 79타수 18안타(타율 .228)로 1군 투수 상대 경험치를 쌓았다.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모두 출장, 11타수 3안타(타율 .273)를 기록하며 큰 경기도 경험했다.
LG 외야진은 10개 구단 중 최고라 할 수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예비엔트리에 LG 외야수 김현수, 박해민, 홍창기 3명이 모두 와일드카드로 포함됐다. 외야수 와일드카드 3명이 뽑힌 것은 10개 구단 중 LG가 유일하다. 10라운더 문성주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까. 지금처럼 좋은 타격감을 유지한다면 지명타자 자리가 있어 적절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문성주는 "작년 포스트시즌을 제외하면 처음으로 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다보니 어제는 많이 긴장이 됐다. 다행히 오늘은 긴장이 많이 풀려서 타석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많은 팬들이 오셔서 응원해주셨는데,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팀이 이길수 있도록 노록하겠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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