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 못 던지는 불펜 투수, 왜? 1군 엔트리에서 빼지 않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4.11 17: 36

 불펜의 롱릴리프 투수가 한 경기에서 60구 넘게 던졌다. 선발 못지 않게 많은 투구 수다. 최소 3~4일은 쉬어야 다음 등판이 가능하다. 앞으로 불펜 운영을 생각하면 잠시 1군 엔트리에서 빼고, 다른 불펜 투수를 불러 올릴 수도 있다. 4일 정도 쉬어야 하지만, 역전승 발판을 마련한 노고를 생각해 1군 엔트리에 그대로 두기로 했다. 호투에 대한 훈장이다.
LG 투수 임준형은 9일 잠실 NC전에서 3-6으로 뒤진 4회 등판했다. 롱릴리프 보직인 임준형은 묵묵히 자신의 공을 던지며 8회까지 5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그의 역투가 조금씩 분위기를 가져왔는지, LG는 8회말 극적으로 7-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9회 마무리 고우석이 올라와 1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임준형은 승리 투수가 됐다.

LG 투수 임준형. /OSEN DB

임준형은 2019년 2차 8라운드로 LG에 입단해, 지난해 1군에 데뷔했다. 2군에서 꾸준히 선발 수업을 쌓았고, 지난해 6경기 1승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하며 1군을 경험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손주영, 김윤식 등과 5선발 경쟁을 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3경기에서 11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1.64로 좋은 페이스를 보였다.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 엔트리 자리를 따냈다. 5선발 경쟁에서 손주영이 5선발로 낙점받고, 임준형은 롱릴리프 임무를 맡았다. 개막 후 임준형은 2경기 7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LG 투수 임준형. /OSEN DB
류지현 감독은 10일 잠실구장에서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잘 던지고 있는 임준형의 롱릴리프 보직은 변동없는지를 질문받았다. 앞으로도 보직은 그대로다.
류 감독은 임준형에 대해 “어제 5이닝을 던졌는데, 다음주 초까지 생각하면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다른 투수를 기용하면 불펜 숫자에 여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며 "하지만 어제 느낀 것은 어려운 상황에서 팀의 궂은 일을 맡아준 역할과 보여준 퍼포먼스가 있어서 1~2군 엔트리 교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1군에서) 4일간 휴식을 주더라도 1군에 두고 있는 것이 맞다. 시즌 운영에서도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장 눈 앞에 2~3경기 불펜 숫자를 확보하기 위한 엔트리 교체는 하지 않기로 결단을 내린 것. 비록 불펜에 부담이 되겠지만, 팀에 큰 공헌을 한 선수의 사기를 높여주고, 선수가 좋은 컨디션을 계속 이어가도록 기회를 꾸준히 주기로 했다.
9일 경기에서 승리한 후 류 감독은 "무엇보다 칭찬하고 싶은 것은 임준형이다. 그의 5실점 무실점 호투가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고 경기 후 소감을 전하며 칭찬했다.
10일에도 “어제같은 경기가 (시즌에) 몇 번 나올까요. 상대 필승조도 나와 있는데 역전시켰다. 우리 선수들이 좋은 분위기로 가고 있다. 흐름이 나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귀중한 1승의 발판이 된 역투를 펼친 임준형에게 나흘간 휴식은 달콤한 보상이다.
임준형은 14일 SSG전부터 불펜 대기할 전망이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