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이렇게 흔들렸던 시즌 첫 경기는 없었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달라진 텍사스 타선에 6실점으로 무릎을 꿇었다.
류현진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6실점 조기 강판됐다. 팀의 6-12 역전패를 자초한 투구였다.
류현진은 에이스로 군림한 지난 2년과 달리 호세 베리오스-케빈 가우스먼 원투펀치에 이어 3선발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다승 2위(14승)를 차지했지만 후반기 평균자책점 5.50의 부진 속 상위 로테이션에서 밀려났다. 오프시즌 내내 2년차를 맞이한 알렉 마노아에게도 밀린다는 평가를 줄곧 블루 몬스터였다.
![[사진] 류현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11/202204110403773642_625331d76ec21.jpeg)
예상과 달리 믿었던 베리오스-가우스먼 원투펀치가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개막전에 출격한 베리오스가 ⅓이닝 4실점 충격의 1회 강판을 당했고, 2선발 가우스먼도 5이닝 8피안타 3실점으로 간신히 5회를 채웠다. 그럼에도 토론토는 2경기를 모두 승리했는데 순전히 타선의 힘을 이뤄낸 위닝시리즈 조기 확보였다. 이에 류현진이 원조 에이스의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잡았지만 3선발 평가도 과분한 난조로 고개를 숙였다.
초반은 안정적이었다. 홈런 4방을 터트린 타선의 6점 지원과 함께 3루수 맷 채프먼을 필두로 내야진이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1회 17구 삼자범퇴에 이어 2회 2사 후 닉 솔락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3회까지 텍사스 타선을 1점으로 묶었다. 9개의 아웃카운트 중 4개가 삼진일 정도로 변화구가 절묘하게 들어갔다.
6-1로 앞선 4회 악몽이 펼쳐졌다. 시작은 선두 미치 가버의 풀카운트 끝 볼넷이었다. 이후 채프먼의 호수비에 힘입어 아돌리스 가르시아를 3루수 야수선택 처리했지만 앤디 이바네즈(2루타)-솔락-찰리 컬버슨의 3타자 연속안타로 2실점했고, 후속 요나 하임의 타구가 투수 강습 1타점 내야안타로 연결되는 불운까지 따랐다. 공교롭게도 가르시아, 이바네즈, 솔락 모두 류현진의 초구를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류현진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투구수가 70개에 달한 가운데 6-4로 앞선 4회 1사 1, 3루서 줄리안 메리웨더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씁쓸하게 첫 등판을 마무리했다. 이후 메리웨더가 대타 브래드 밀러에게 2타점 2루타를 헌납하며 승계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3⅓이닝 6실점은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시즌 첫 등판 기록이다. 부상으로 단 1경기에 등판한 2016년 4⅔이닝 6실점을 기록했고, 2017년(4⅔이닝 2실점), 2018년(3⅔이닝 3실점), 2020년(4⅔이닝 3실점)에도 5이닝을 채우지 못했으나 이날보다 내용이 좋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명예 회복을 선언한 2022시즌 첫 등판이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