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딸' 조혜정·'임성빈 아내' 신다은, 가족 연좌제의 딜레마 (종합)[Oh!쎈 초점]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2.04.11 17: 37

법적으로 연좌제는 없어졌지만 연예계에는 아직도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듯하다. 배우 조혜정과 신다은이 가족의 잘못 때문에 함께 손가락질 받고 있는 걸 보면 그렇다. 연좌제의 딜레마에 빠진 씁쓸한 상황이다.
지난 9일 tvN 새 토일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첫 방송된 후 가장 주목 받은 이는 주인공이 아닌 조연이었다. 이병헌, 차승원, 이정은, 한지민, 김우빈, 신민아에 노희경 작가까지 초호화 라인업이 꾸려졌는데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한 건 조연으로 나온 조혜정이었다.
'우리들의 블루스' 1회에서 해녀 한지민(이영옥 역)은 선배 해녀들에게 미움과 구박을 받자 조혜정은 “언니, 혜자 삼춘 말 신경 쓰지 마. 춘희 삼춘한테 안 붙으면 언니는”이라고 위로했다. 10일 전파를 탄 2회에서도 그는 시장에서 커피를 타며 한지민과 시선을 주고 받았다.

출연한 신은 이틀간 총 2개. 대사도 짧았지만 조혜정에 대한 방송 후폭풍은 대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빠 조재현이 성추행 미투 가해자로 지목돼 연예계를 떠난 상황에서 조혜정 역시 2017년 11월 ‘고백부부’ 이후 오랜만에 컴백한 이유에서다.
4년 반 만의 배우 복귀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엇갈렸다.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이의 딸을 TV에서 보기 거북하다는 의견과 가족 연좌제는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팽팽하게 맞섰다. 조혜정은 분명 잘못이 없지만 아빠가 저지른 과오의 피해를 비호감이란 이름 아래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배우 신다은 역시 비슷한 케이스다. 그의 남편 임성빈은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왕복 8차선 도로에서 벤츠 승용차를 몰다 오토바이와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지만 현장에서 그는 음주 측정을 받았고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나왔다.
공교롭게 사고가 발생했을 시간 신다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기은세를 태그하며 “임산부 밥 해주는 이쁜 언니”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결혼한 지 5년 만에 생긴 2세를 품고 있는 그로서는 푸짐한 밥상 선물을 받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터다.
이에 대중의 충격은 더 컸다. 두 사람이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SNS를 통해 사랑스러운 부부로 호감을 얻었기 때문. 결국 임성빈은 “모든 것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며 “모든 책임과 비난 모두 달게 받겠다.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뉘우치고 반성하겠다”고 사과했다.
신다은 역시 자연스럽게 SNS 활동을 멈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조심스럽게 인스타그램에 로그인했다. 지난 8일 “이 방 주인 언제 오시나요? 곧 만나자 홀리야”라는 메시지와 함께 2세를 위해 꾸며놓은 방 사진을 자랑해 시선을 끌었다.
조혜정과 신다은 둘 다 가족의 잘못을 공동 책임으로 떠안기엔 분명 억울한 일이다. 이미 연좌제(범죄자와 일정한 친족 관계가 있는 자에게 연대적으로 그 범죄의 형사 책임을 지우는 제도)는 대한민국에서 1980년대 이후 사실상 사라졌다.
그럼에도 대중의 호감도가 하락곡선을 그리는 건 피할 수 없는 모양새다. 사랑 받았던 만큼 돌아선 팬심은 더욱 무서운 까닭이다. 억울한 노릇이지만 비호감 악플을 지우기 위해선 조혜정은 연기로, 신다은은 올바른 가정 지킴이로 이미지를 회복할 일만 남았다.
조혜정이 조재현의 딸이고, 신다은이 임성빈의 아내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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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SN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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