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구단의 자존심은 어디로 갔을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숙였다.
영국 '미러'는 11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은 프로답지 못한 태도를 보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징계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라고 보도했다.
호날두는 지난 9일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튼과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 자신을 찍고 있던 한 팬의 핸드폰을 바닥에 집어던졌다.

이 일로 해당 팬의 휴대폰이 깨졌고, 경기 후 자폐증을 앓고 있는 10대 팬이란 것이 알려지면서 호날두에게 무수히 많은 비난의 화살이 향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결국 호날두는 고개를 숙였다.
그는 "어려운 순간에 감정을 다루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모든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내가 보여줬던 분노에 대해 사과하고 싶고 가능하다면 올드 트래포드로 초대해 경기를 관람하도록 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단 팬들의 반응은 차갑다. 경기를 지고 나서 어린 팬에게 화풀이를 한 호날두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예상과 달리 맨유 구단은 호날두 감싸기에 나섰다. 프로답지 못한 태도를 보인 호날두지만 징계를 내리지 않으면서 스스로 구단의 명예를 버린 것.
미러는 "맨유 구단은 호날두를 징계하지 못하는 이유로 '사과문'을 이야기했다. 그들은 호날두의 사과문이 진정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맨유 회장이 직접 호날두의 사과문에 만족했다. 반면 머지사이드 경찰과 FA는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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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러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