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통산 2077안타를 기록한 NC 손아섭이 올 시즌 개막 후 호된 슬럼프를 겪었다.
5경기 무안타로 마음고생을 한 손아섭은 지난 8일 잠실 LG전에서 22타석 만에 단비 같은 첫 안타를 때려냈다.
손아섭은 지난 겨울 롯데에서 NC로 4년 64억원의 FA 계약으로 이적했기에 개막 초반 무안타는 더욱 심적 부담이 컸을 것이다. 첫 안타와 함께 2루타 2방을 때리며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한 손아섭은 LG와의 3연전에서 14타수 5안타(타율 .357) 3할 맹타로 살아났다.

무안타에서 벗어난 손아섭은 환하게 웃으며 무안타 기간 동안 뒷얘기를 웃으며 소개했다.
손아섭은 지난 5~7일 창원에서 롯데와 3연전을 치렀고 친정팀 투수들 상대로 안타를 하나도 때려내지 못했다. ‘롯데 선수들과 만남이 어땠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하자, 손아섭은 롯데 선수들과의 만났던 이야기를 풀었다.
그는 친정팀과의 맞대결을 즐겼다. 손아섭은 “다른 팀과 붙는 것보다 재미있었다. 내가 좋은 활약을 했더라면 더 재미있게 했을 것인데 내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해 아쉽기도하다”고 말하며 “아꼈던 후배들이 찾아와 인사도 나누고, 준우형과도 많은 대화도 했다. 다들 덕담을 주고 받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고 소개했다.
‘덕담이 아닌 안타 하나만 달라고 하지 그랬냐’고 농담을 건네자, 손아섭은 “(친한 후배 투수) 최준용, 김유영이 찾아왔더라. 일부러 안 만나려고 피했는데, 인사하러 왔었다. 그래서 인사만 하지 말고 알아서 좀 하라고 했다. 뒤에 전광판 좀 보라고, 내 타율(0.000)은 안 보이냐고 말했다”고 웃으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3연전에서) 두 투수와는 대결하지 못해 승부가 없었다. 다음을 기대해 봐야겠다”고 농담을 덧붙였다.
LG와 3연전을 시작하면서 친한 후배인 임찬규와의 만남도 있었다. 손아섭은 “찬규와는 이번 3연전에서 안 던진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내가 페이스를 올려야 하는데, 찬규를 못 만나서 아쉽다”고 웃으며 말했다. 임찬규는 12일 SSG전에 선발로 등판한다.
손아섭은 과거 임찬규의 대표적인 ‘킬러 타자’였다. 2019시즌까지 임찬규 상대로 29타수 11안타, 타율 3할7푼9리로 무척 강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관계가 뒤바꿨다. 임찬규는 2020시즌 손아섭을 8타수 2안타로 묶었고, 지난해는 8타수 1안타로 복수에 성공했다. 최근 2년간은 16타수 3안타, 타율 1할8푼8리 밖에 안 된다. 그럼에도 손아섭은 임찬규에게 여전히 자신감을 보였다. 임찬규 역시 이제 손아섭과의 관계 역전에 어깨에 힘을 준다.
손아섭은 LG 3연전에서 5안타을 때리며 살아났다. 시즌 타율은 1할6푼7리이지만, 점점 타구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 이동욱 NC 감독은 손아섭을 계속해서 톱타자로 기용할 생각이다.
이 감독은 “손아섭의 컨디션은 정상이다. 그동안 쳐서 안타가 안 나왔을 뿐이었다. (무안타를 끊은 후) 지극히 더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 본인 루틴을 유지하고 있다”고 믿음을 보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는 아섭이가 톱타자로 나가서 해줘야 한다. (박민우가 복귀하는) 5월 이후에는 달라질 지 모르지만. 현재로는 1번을 칠 수 있는 선수는 아섭이와 (박)건우 정도다”라고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