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개막 초반 7승 1패로 순항하고 있다. 마운드와 타선 그리고 수비 모든 면에서 스프링캠프에서 준비한 것들이 좋은 모습으로 나오고 있다. 잘 나가는 요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4년차 내야수 문보경(22)의 깜짝 활약도 있다.
문보경은 지난해 외국인 타자들의 잇따른 실패로 1루수로 출장하면서 팀에 활력소가 됐다. 지난해 4월 육성 선수 신분으로 퓨처스리그에서 4할 맹타를 터뜨리자, 5월 1일 정식 선수로 등록됐고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주포지션이 3루수인 그는 1군에서 1루수로 주로 뛰었다.
콜업 이후 1군에서 줄곧 뛰며 1군 첫 시즌에서 타율 2할3푼(278타수 64안타) 8홈런 39타점 OPS .700을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 3경기 모두 선발 출장하며 타율 4할6푼리(13타수 6안타)로 매서운 타격을 선보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는 외국인 타자로 3루수 루이즈를 영입했고, 중심타자 채은성은 외야수에서 1루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문보경의 입지는 좁아졌다.
그러나 시즌 초반 채은성이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문보경은 1루수 출장하고 있다. 날카로운 타격으로 타율 5할이 넘는 맹타를 터뜨리자 어느새 4번타자로 기용되고 있다. 채은성의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잘 메우고 있다.
시즌 초반 ‘복덩이’가 최근 선배들에게 크게 혼난 일이 있다. 지난 9일 잠실 NC전에서 문보경은 수비에서 어이없는 실책을 저질렀다.
3-3 동점인 3회 2사 만루에서 유격수 오지환이 느린 땅볼 타구를 잡아서 1루로 던진 것이 원바운드 되면서 1루수 문보경이 잡지 못하고 뒤로 빠뜨렸다. 파울 지역으로 공을 잡으러 달려간 문보경은 홈으로 뛰는 주자를 잡기 위해 홈송구를 했는데, 공은 3루와 홈 사이의 텅 빈 NC 덕아웃 앞으로 날아갔다. 1루에 있던 주자까지 모두 득점, 3-6 역전이 됐다. 오지환, 문보경의 릴레이 실책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당시 수비 실책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았다. 류 감독은 “주자들이 뛰는 것을 확인하면서 시야를 봐야 하는데, 급하다 보니 송구를 먼저 하다가 그랬다. 경험을 하면서 시야가 넓어지면, 플레이도 여유있게 나온다. 초반이라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문보경을 감쌌다. 1군 2년차, 경험을 쌓으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그러면서 문보경이 다른 플레이로 혼난 사연을 언급했다. 앞서 1회 2사 2루주자로 있던 문보경은 유강남의 좌중간 안타 때 홈으로 들어와 득점을 올렸다. 그런데 홈 송구가 오는 상황에서 슬라이딩을 하지 않고 서서 들어왔다. 류 감독은 “홈에서 슬라이딩을 안 해서 선배들에게 혼났다. (헬멧)뒤통수도 맞고. 그런 플레이는 혼나야 한다. 실책은 뭐라고 안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은 홈에서 가장 기본적인 슬라이딩을 하지 않아 자칫 했으면 태그 아웃이 될 수도 있을 뻔 했다. 드물지만 슬라이딩을 하지 않아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대기 타석에 있던 주장 오지환은 득점 후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문보경을 한동안 노려보기도 했다. 덕아웃에 있던 고참 선배들은 문보경의 머리를 툭툭 치면서 이 부분을 주지시켰다.
한편 문보경은 5할이 넘는 고타율을 유지하다가 10일 NC전에서 3타수 무안타, 타율은 4할5푼8리가 됐다. 한화 터크먼(타율 .484)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왔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