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달러 에이스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이번에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3선발 배정이 실력이 아닌 뉴욕 양키스를 피하기 위한 플랜이었다는 현지 매체의 주장이 나왔다.
토론토는 시즌을 앞두고 호세 베리오스-케빈 가우스먼-류현진-알렉 마노아-기쿠치 유세이 순의 막강 선발진을 구축했다. 사이영상을 수상한 로비 레이(시애틀)와 14승 투수 스티븐 마츠(세인트루이스)를 잃었지만 가우스먼, 기쿠치를 새롭게 영입하고 베리오스와 연장 계약하면서 공백을 최소화했다. 2년 동안 에이스를 맡은 류현진과 신예 마노아 역시 로테이션의 플러스 요소였다.
눈길을 끄는 건 류현진의 순서다. 에이스도 2선발도 아닌 3선발로 블루제이스 3번째 시즌을 출발하게 됐지만 대다수 언론은 스프링캠프에 앞서 그를 2년차 마노아보다 아래인 4선발이 어울린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다승 2위(14승)에도 후반기 평균자책점 5.50의 부진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모습이었다. 실제로 류현진은 토론토의 막판 끈질긴 가을야구 도전에 에이스로서 도움을 주지 못했다.
![[사진] 류현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13/202204131007777275_62562332269a5.jpeg)
그렇게 개막 3연전 3차전 선발을 맡게 된 류현진. 그러나 11일 텍사스 레인저스를 만나 3선발 평가도 과분한 투구로 실망을 안겼다. 타선과 수비 도움을 뿌리치고 3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팀의 6-12 역전패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이는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악의 시즌 출발이었다.
반면 4선발을 맡은 마노아는 12일 메이저리그 전통의 강호 양키스를 상대로 6이닝 1피안타 4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기대를 모은 토론토 선발진의 시즌 첫 선발승을 1998년생 신예가 해냈다.
하필이면 마노아가 류현진 바로 다음날 호투를 펼치며 류현진을 향한 신뢰가 더욱 떨어졌다. 심지어 류현진을 3선발, 마노아를 4선발 배치한 게 실력 때문이 아닌 마노아가 양키스를 상대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대신 류현진에게는 작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 텍사스를 맡겼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 선’은 “마노아의 인상적인 투구는 주변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것 같다”며 “토론토는 류현진 순번에 양키스를 상대하지 않기 위해 로테이션을 조정했다. 그들은 마노아에게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라이벌과의 승부를 맡겼다”고 전했다.
마노아의 양키스전 등판은 대성공이었다. 매체는 “강철 같은 시선부터 강렬한 퍼포먼스, 위기관리능력까지 마노아는 24살의 나이를 훨씬 뛰어넘는 피칭을 선보였다. 그가 양키스에게 허용한 안타는 2회 조이 갈로의 단타뿐이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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