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퍼펙트 투수를 교체한 데이브 로버츠(50) LA 다저스 감독의 결정이 화제다. 150년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23번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에 도전하는 투수를 80구 만에 교체한 것을 두고 비난 여론이 거세다.
다저스의 레전드 커쇼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동안 삼진 13개를 잡으며 안타와 사사구를 하나도 주지 않는 퍼펙트 피칭을 했다.
7회까지 투구수도 80개. 지난 2012년 펠릭스 에르난데스(당시 시애틀) 이후로 끊긴 퍼펙트 게임에 10년 만에 도전할 기회였다. 그러나 8회 커쇼 대신 구원투수 알렉스 베시아가 마운드에 올라왔고, 대기록을 기대하던 팬들은 아쉬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경기는 다저스가 7-0으로 승리했고, 커쇼는 퍼펙트 게임 대신 선발승으로 만족했다.
![[사진] 데이브 로버츠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14/202204141502778056_6257ba5068a0c.jpg)
경기 후 커쇼는 “1월까지 야구를 하지 못하게 한 직장 폐쇄를 탓하라”며 “마지막 두 이닝은 슬라이더가 형편없었다. 투구를 계속 하고 싶었지만 교체가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퍼펙트 게임은) 개인적인 것이고, 이기적인 목표다. 우리는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라고 교체 결정을 이해했다.
로버츠 감독은 “커쇼의 퍼펙트 게임도 좋지만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선수의 건강과 구단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우리가 우승을 하기 위해선 커쇼가 건강해야 한다. 나로선 최선의 결정을 내렸다”며 교체 사유를 설명했다.
![[사진]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14/202204141502778056_6257ba50ca3c8.jpg)
로버츠 감독의 독단적인 결정도 아니었다. 6회를 마친 뒤 커쇼와 이야기를 했고, “85개까지 던지겠다”는 선수 의사를 확인했다. 7회 80구로 끝나면서 8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커쇼는 솔직하다.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이해하고 있다. 승리, 노히터, 잠재적 건강 위험 등 모든 것이 중요하다. 100% 정답은 없지만 이번에는 7회 이후 다음 투수에게 공을 넘기는 게 옳은 결정임에 분명하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포스트시즌에 결장하는 등 최근 몇 년간 커쇼는 늘 부상 위험이 따라다녔다. 겨우내 재활을 거쳐 실전 등판에 복귀했지만 직장 폐쇄 영향으로 빌드업 시간이 부족했다. 기온이 낮은 미네소타에서의 시즌 첫 등판부터 100구를 던지는 건 무리였다. 커쇼도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75개를 던졌다. 7이닝은 물론 6이닝도 못 던졌다”고 인정하며 “다음에 또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 누가 알겠는가?”라는 말로 다음을 기약했다.
![[사진]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14/202204141502778056_6257ba513590d.jpg)
로버츠 감독이 거센 비난을 받는 이유는 과거 전력 때문이다. 지난 2016년 9월11일 7이닝 퍼펙트 중이던 리치 힐을 투구수 89개에 바꿨다. 1901년 이후 7이닝 퍼펙트 중인 투수가 교체된 두 번인데 당시 힐과 이번에 커쇼 모두 로버츠 감독이 교체한 것이다. 퍼펙트는 아니지만 2018년 5월5일 6이닝 93구 노히터 중이던 워커 뷸러, 2016년 4월9일 7⅓이닝 100구 노히터 중이던 로스 스트리플링을 교체하기도 했다. 로버츠 감독은 “우리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그들이 나를 힘들게 한다”며 웃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