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2000이닝을 달성하고도 웃지 못했다.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4)은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으나 첫 승 사냥에 실패했다. 기록은 6이닝 7피안타 2볼넷 3실점. 팀이 2-3으로 뒤진 가운데 등판을 마쳐 3경기째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양현종은 2회를 마치면서 개인 통산 2000이닝 고지를 밟았다. 역대 7번째 대기록이다. 정민철 한화단장이 보유한 최연소(34세 1개월 13일) 기록도 자신의 이름으로 바꾸었다. 2014년부터는 2020년까지 좌완 최초로 매년 170이닝을 소화하는 기록을 세웠다. 2017년에는 200이닝까지 소화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이닝이터였다.

뜻깊은 날 첫 승까지 따라왔으면 좋으련만 하늘은 여기까지는 허락하지 않았다. 타선도 터지지 않았다. 2점 지원에 그쳤다. 그나마 이날이 나았다. 앞선 2경기에서는 한 점도 지원을 받지 못했다. 더욱 뼈아팠던 것은 수비에서도 결정적인 실책이 나왔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3회초 1사1루에서 롯데 안치홍이 좌익수 쪽에 큰 타구를 날렸다. 발이 빠른 고종욱이 힘껏 쫓아갔지만 잡지 못했다. 낙구 지점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판단 미스가 나왔다. 타구는 담장을 맞고 튀어나오며 선제 득점을 올리는 3루타가 됐다. 안치홍은 이대호의 적시타때 홈을 밟았다. 양현종은 주지 않은 2점을 헌납한 셈이됐다.

5회에서도 1사2루에서 이대호의 강습땅볼을 잘 잡은 류지혁이 1루 악송구를 했다. 올해는 빨라졌지만 이대호의 주력을 감안한 여유있는 송구를 못했다. 1사1,3루 위기가 찾아왔다. 그래도 두 타자를 모두 내야 뜬공으로 처리하고 실점을 막았다. 2000이닝 투수의 노련함이 엿보인 투구였다.
그래도 6회말 김선빈에게서 위로를 받았다. 정보근과 정훈의 안타성 타구를 잇따라 몸을 날려 잡아주어 위로했다. 모두 안타가 됐다면 6회를 지키기 힘들었다. 김선빈 덕택에 승리를 못해지만 3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올해 가장 많은 100구를 채운 것도 소득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