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주전 포수 강민호(37)를 4회 시작부터 뺐다. 허삼영 삼성 감독의 과감한 결정은 주전급 백업 포수 김태군(33)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과감한 교체가 역전승으로 이어진 삼성이 트레이드 효과에 활짝 웃었다.
14일 대구 한화전. 경기 초반 삼성 포수 강민호가 흔들렸다. 1회 1사 1,3루에서 한화가 더블 스틸을 시도했고, 1루 주자 김태연이 런다운에 걸렸다. 그 사이 3루 주자 노수광이 홈을 노렸고, 삼성 1루수 오재일도 공을 넘겼다.
그런데 포수 강민호가 오재일의 송구를 놓치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1회 타석에서도 3구 삼진을 당하며 시작부터 단단히 꼬인 강민호. 2회에도 2사 1루에서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의 2구째 커터를 잡지 못하면서 뒤로 빠뜨리는 포일을 범했다. 그 이후 노수광의 중전 적시타가 나오며 추가 실점.

베테랑 강민호답지 않게 집중력이 흐트러진 플레이가 이어졌다. 3회 타석에서 한화 선발 박윤철과 7구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강민호는 좌익수 뜬공 아웃됐지만 타구는 날카로웠다.
그런데 바로 4회 수비에서 허삼영 삼성 감독은 강민호를 빼고 김태군을 포수로 투입했다. 부상은 아니었다. 누구나 잘 안 풀리는 날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민호에게 계속 안방을 맡기는 것보다 변화를 주는 것도 답답한 흐름을 바꾸는 방법. 지난해까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교체이지만 김태군이 있는 올해는 이런 승부가 가능해졌다.

전담 포수로 늘 강민호를 선호해온 뷰캐넌이지만 김태군과도 빠르게 호흡을 잘 맞췄다. 3회까지 어수선한 수비로 흔들렸던 뷰캐넌이었지만 김태군과 함께 4회부터 7회까지 4이닝 연속 삼자범퇴 퍼펙트를 합작했다. 7회에는 3타자 연속 삼진 요리. 김태군의 안정된 포구에 뷰캐넌의 투구 리듬도 살아났다.
김태군은 타석에서도 힘을 보탰다. 3-4로 추격한 6회 한화 구원 김범수와 6구 승부 끝에 중전 안타를 터뜨렸다. 이어 오재일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삼성이 역전했다. 포수 교체 이후 수비 안정과 함께 6회에만 6득점을 몰아친 삼성은 8-3으로 역전승, 한화와의 주중 3연전을 싹쓸이했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불펜투수 심창민과 백업 포수 김응민을 NC에 내주고 김태군을 데려왔다. 30대 후반의 베테랑 강민호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며 폭넓은 경기 운영을 위한 보강이었다. 김태군은 지난 3일 수원 KT전에서 9회 결승 2루타를 때리며 팀에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이후에도 공수에서 소금 같은 활약으로 시즌 초반부터 트레이드 대박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