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 억울한 불펜행 한풀이 한 듯" 사령탑은 미안하고 고맙다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2.04.15 12: 12

김원형(50) SSG 랜더스 감독이 불펜으로 보낸 우완 이태양(32)에게 각별한 마음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즌 3차전을 앞두고 “(이) 태양이가 억울하게 불펜으로 갔는데 한풀이를 한 듯하다”고 말했다. 선발로 1승, 불펜에서 1승으로 2승째를 챙긴 이태양을 바라보는 김 감독의 마음은 미안함과 고마움이 뒤섞여 있다.
이태양은 지난 13일 LG와 시즌 2차전에서 선발 오원석(5⅔이닝 2실점)과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한 장지훈을 구원 등판해 2⅓이닝 무실점 투구를 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SSG 랜더스 우완 이태양. / OSEN DB

지난 7일 수원 KT 위즈 원정에서는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6이닝 1실점 쾌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이번에는 불펜진 이동 후 구원승을 거뒀다. 김 감독은 선발, 불펜을 가리지 않고 자기 몫을 꿋꿋하게 하는 이태양이 고마운 것이다.
이태양은 지난 KT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후 연승 중인 팀에 “민폐를 끼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고, 집중하고 던졌는데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잘 던져서 감독님은 머리가 아프실거다”고 했다.
당시 SSG 선발진은 김광현 복귀로 노경은, 이태양, 오원석 중 한 명이 불펜으로 이동해야 했다. 그 중 이태양이 불펜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이태양을 비롯해 노경은, 오원석 모두 선발로 좋은 투구를 보여줬지만, 김 감독은 “이미 태양이 활용 계획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태양이 선발승을 거둔 이후 김 감독은 “너무 잘 했다. 태양이에게는 조금 미안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대신 휴식 시간을 준 뒤 불펜에서 중요한 상황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보였고, 이태양은 팀의 개막 10연승을 이끌었다. 캠프 때부터 준비한 선발 자리는 아니었지만, 이태양은 주어진 상황에서 자기 할 일을 다했다.
김 감독은 “태양이가 선발승을 거둔 후 ‘나 같은 선수 있으면 감독님이 좋아하실거다’라고 했다. 그렇게 했다. 선발 등판 때도 좋았고, 5일 쉬고 등판한 경기에서도 좋았다. 마운드에서 힘이 있었다. 그래서 2⅓이닝 던제가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태양은 불펜행에도 “어디에서든 내가 팀을 위해 해야할 일만 잘 하면 된다”고 했다. 또 그는 “내가 만약 감독이라면 나 같은 선수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선발과 불펜 다 되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이태양을 바라보는 김 감독의 마음은 고맙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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