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동 아냐?” 혼신의 질주→유니폼 흙 범벅, ‘선발’ 김하성은 달랐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4.16 17: 25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4경기 만에 선발로 나서 자신이 왜 선발로 나서야 하는지를 제대로 입증했다.
김하성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활약을 펼쳤다.
김하성은 스프링캠프서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손목 부상을 당하며 올 시즌 많은 출전이 예상됐다. 데뷔 시즌이었던 작년과 달리 시범경기부터 13경기 타율 3할6푼7리 1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이에 일부 미국 언론은 자연스럽게 “타티스 주니어 복귀 때까지 파드리스의 주전 유격수는 김하성”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사진] 김하성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꿈의 무대의 주전은 쉽게 차지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2000년생 특급 유망주 CJ 에이브람스 역시 시범경기서 17경기 타율 3할2푼4리 2홈런 4타점으로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고, 결국 개막 로스터에 진입해 김하성과의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샌디에이고 밥 멜빈 감독이 우타자 김하성과 좌타자 에이브람스를 플래툰 기용하면서 김하성은 12일 샌프란시스코전 이후 3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됐다.
마침내 4경기만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하성. 애틀랜타가 우완 카일 라이트를 선발 등판시키며 김하성의 선발 제외가 예상됐지만 멜빈 감독은 에이브람스를 8번 우익수, 김하성을 9번 유격수로 동시에 내보냈다. 그리고 이날은 에이브람스가 아닌 김하성이 혼신의 플레이로 주목을 받았다.
하이라이트는 두 번째 타석이었다. 0-2로 끌려가던 5회 에이브람스가 사구와 도루로 득점권에 도달한 상황. 김하성은 풀카운트 접전 끝 라이트의 145km 포심패스트볼을 공략해 1타점 추격의 적시타를 날렸다. 샌디에이고 구단 공식 SNS는 “모두가 득점을 원한다는 사실을 김하성이 들은 것 같다”며 이날의 첫 득점을 이끈 김하성의 적시타를 주목했다.
김하성은 이후 매니 마차도의 2루타 때 2루, 3루를 지나 홈에 쇄도하며 동점 득점까지 책임졌다. 좌익수 올랜도 아르시아가 무리하게 슬라이딩 캐치를 하려다가 타구가 뒤로 빠졌고, 그 사이 김하성이 혼신의 주루플레이에 이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멋지게 홈을 터치했다. 샌디에이고 SNS는 “김하성이 홈까지 순간이동을 한 게 분명하다”고 유니폼을 흙 범벅으로 만든 주루플레이를 칭찬했다.
김하성은 수비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2-2로 맞선 6회 2사 1, 3루 위기서 트래비스 다노의 깊숙한 타구를 그림 같은 백핸드로 잡아낸 뒤 2루에 송구해 포스아웃을 만들었다. 이닝 종료였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적시타와 동점 득점에도 애틀랜타에 2-5로 패하며 연승에 실패했다. 그러나 모처럼 선발로 나선 김하성의 공수주 활약은 박수 받아 마땅했다. 샌디에이고 구단도 패한 경기서 이례적으로 김하성과 관련한 포스팅을 2개나 게재하며 그의 이날 플레이를 높이 샀다.
한편 경쟁자 에이브람스는 2타수 무안타 1사구 1득점으로 시즌 타율이 9푼5리까지 떨어졌다.타율을 2할에서 2할3푼1리로 끌어올린 김하성과 대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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