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70km가 넘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홈런 타구가 내 앞으로 날아온다면 어떤 느낌일까.
일본 야구전문매체 ‘풀카운트’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맞대결에서 오타니의 시즌 2호포 홈런공을 잡은 한 팬과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경기 전까지 홈런, 타점 없이 타율 1할7푼2리에 그쳤던 오타니는 텍사스를 상대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맹타로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사진]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17/202204170014770262_625addec31e9e.jpeg)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매서웠다. 1회초 선두로 등장해 텍사스 선발 맷 부시를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린 것. 초구 높은 포심패스트볼(154km)을 제대로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기며 시즌 8경기-31타석 만에 첫 손맛을 봤다.
두 번째 홈런은 3-6으로 뒤진 5회 1사 1루 찬스에서 나왔다. 이번에는 0B-1S에서 콜비 알라드의 2구째 커터를 제대로 받아쳐 추격의 우중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지난해 7월 3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 이후 287일 만에 완성한 한 경기 2홈런이었다.
풀카운트에 따르면 오타니의 시즌 2호 홈런공을 멋지게 잡아낸 이는 텍사스 레인저스 팬 경력 21년의 더스틴 켐프 씨였다. 그에게 타구 속도 174km, 비거리 126m의 특대탄을 직접 잡은 소감을 묻자 “정말 무서웠다”고 회고했다.
켐프 씨는 홈런공 캐치와 관련해 쓰라린 기억이 있었다. 과거 메이저리그 통산 502홈런에 빛나는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홈런공을 맨손으로 캐치하려다가 손가락 골절상을 당했다. 이에 이날은 아내, 아들과 함께 비교적 홈런공이 덜 날아오는 우측 외야 중간석을 택했지만 오타니가 괴력을 발휘하면서 또 다시 홈런공을 맞이했다.
켐프 씨는 “오타니는 홈런을 아주 멀리까지 날려 보낸다. 오늘 홈런을 칠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설마 타구가 우리가 있는 곳까지 올 줄은 예상도 못했다. 정말 비범하면서도 좋은 선수 같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2018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의 다수 구단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에인절스와 계약하며 빅리거가 됐다. 당시 텍사스도 오타니 쟁탈전에 참여하며 최종 후보 7개 구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켐프 씨는 “오타니는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 중 한 명이다. 당시 레인저스 선수가 되길 바랐다”며 “비록 지금은 그가 레인저스가 아니지만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경의를 표한다. 정말로 좋은 선수라면 어느 팀에서 뛰든 상관없다”고 오타니를 향한 진심을 표현했다.
텍사스는 이날 6-9 역전패를 당하며 연승에 실패했다. 풀카운트는 “켐프 씨는 이번 홈런공 캐치 때는 다행히 어떠한 곳도 다치지 않았다. 텍사스는 역전패했지만 그는 신이 나서 경기를 관람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