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바뀐 거 없어” 슈퍼 루키 일깨운 329홈런 레전드 코치의 일침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4.17 03: 41

“넌 바뀐 거 없다.”
슈퍼 루키가 드디어 깨어났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19)의 대반전 레이스가 시작되는 것일까.
김도영은 지난 1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9번 3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팀의 14-0 대승에 적지 않은 지분을 차지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 /OSEN DB

이미 1회 빅이닝의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김도영은 편안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집념까지 선보였다. 11구 승부 끝에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내며 데뷔 첫 장타와 타점을 모두 올렸다.
그리고 4회 선두타자로 나서서는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려내며 멀티 히트 경기를 만들었고 득점까지 성공했다. 여기에 7회 1루 강습 내야안타로 데뷔 첫 3안타까지 만들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4할3푼2리(44타수 19안타) 2홈런 5타점 7득점 3도루 OPS 1.068의 맹타를 휘두르며 시범경기 타격왕에 올랐다. 까마득한 선배들 앞에서 ‘슈퍼루키’의 무서움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그러나 정규시즌은 또 다른 무대였다. 시범경기에서 김도영을 모든 팀들이 의식했고 약점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슈퍼 루키는 지쳐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첫 5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러다가 9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하는 등 멀티 히트를 때려냈다. 하지만 다시 3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리고 이날 김도영은 3안타로 깨어났다. 6푼3리에 머물던 타율은 1할3푼5리까지 급상승했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파괴력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이날 3안타를 기록하면서 부진의 늪을 벗어나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1군 무대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예상 밖이었다. 김도영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무안타 경기가 거의 없었다. 초반에 이렇게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을 안했다. 정말 생각보다 더 어렵게 승부를 하고 투수들도 어려웠다”라면서 “그러다 보니까 저 혼자 생각에 깊게 빠졌다”라고 되돌아봤다.
그러나 김도영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다시금 환기 시킨 것은 이범호 타격코치의 따끔한 일침이었다. 혼자서 방황하고 잡념에 사로잡히던 그 때 이범호 코치가 김도영에게 다가왔다.
김도영은 “타격폼이 달라진건가 해서 타격폼을 다르게 시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범호 코치님께서 ‘넌 바뀐 게 없다. 단지 상대 투수들이 아웃코스에 못치는 공을 던지는 것이다’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 말씀에 살짝 정신을 차린 것 같다”라고 전했다. 자신의 스윙을 자신있게 해야했지만 상대 투수와의 승부에만 몰두해서 김도영만의 패기가 나오지 않은 것.
이날 경기를 통해서 자신감도 되찾았다. 그는 “저 스스로 자신이 없어졌던 것 같다. 안 좋을 때도 공은 훨씬 잘보였는데 안타가 안나왔다. 그래서 이게 프로구나 싶기도 했다”라면서 “이제는 조금씩 적응을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여전히 김도영은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박찬혁(키움), 이재현(삼성), 조세진(롯데) 등의 신인 동기들이 곳곳에서 활약을 하는 것을 봤다. 신인왕을 의식하면서 스스로 흔들렸다. 그는 “그냥 제가 다른 신인들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다른 친구들이 잘하니까 나도 급해지고 거기에 또 빠져들어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데뷔 이후 엄청난 하루를 보냈다. ‘슈퍼 루키’의 면모를 다시 과시할 수 있는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다. 김도영의 정규시즌은 이제부터 시작이 되는 것이 아닐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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