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시즌이 불운했다.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재계약을 맺었다. 시즌 초반이지만 구단의 믿음에 선수는 보답을 하고 있다. NC 웨스 파슨스는 2년차 시즌, 본격적으로 자신의 기량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KBO리그 무대를 밟은 파슨스. 개막을 앞두고 어깨 염증으로 시즌 출발이 늦었고 기대 이하의 모습을 선보였다. 구위는 확실했지만 제구가 들쑥날쑥했다. 기복이 심했다. 이닝 소화력이 부족했다. 첫 두 달 동안 9이닝 당 볼넷은 5.14개에 달했고 평균 5이닝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내용과는 별개로 외국인 투수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도 한국 무대에 점차 적응을 해 나갔고 선수단에도 녹아들었다. 그런데 파슨스는 다시 한 번 후반기 시작을 함께하지 못했다. NC와 KBO리그 전체를 궁지로 몰아 넣었던 코로나19 호텔 술판 파문 때 뜻하지 않게 피해자가 됐다.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상황에서 코로나19 무증상 확진 판정을 받으며 시즌 시작을 함께하지 못했다.

그런데 복귀를 한 뒤에도 파슨스는 순탄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타구에 손가락을 맞았다. 왼손 약지가 골절 되면서 다시 재활에 돌입해야 했다. 여러모로 불운한 상황이 반복되며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NC는 이 과정 속에서 파슨스의 유의미한 변화를 확인했다. 제구력은 개선됐고 낙제점이었던 도루 억제력도 확실하게 나아졌다. 눈에 띄는 변화와 성장을 확인한 NC는 파슨스와 재계약을 맺기로 했다.
2년차 시즌, NC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고, 제 기량을 찾았다. 시즌 초반 드류 루친스키를 확실하게 보좌하면서 선발 마운드를 지탱하고 있다. 팀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파슨스만큼은 선발 투수의 몫을 확실하게 해내고 있다. 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2.45(18⅓이닝 5자책점), 5볼넷, 13탈삼진,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0.98을 기록 중이다. 3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펼쳤다.
이동욱 감독은 2년차 파슨스의 안정감을 칭찬했다. 그는 “지난해 초반에 안좋았고 중간에는 코로나19에 걸려서 또 안좋았다”라면서도 “하지만 전반기보다 후반기 확실하게 나아졌다. 그래서 재계약 했다”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 시장을 둘러봐도 파슨스에 비해 우위에 있는 투수를 쉽게 찾을 수 없었던 것도 이유였다. 이 감독은 “파슨스보다 더 좋은 투수를 찾을 수 있냐를 고민했다.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면 적응하는데 시간도 걸린다”라면서 “루친스키 뒤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재계약을 했다. 그리고 현재 충분히 제 몫을 해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파슨스의 역할은 루친스키와 함께 안정적인 원투펀치를 구축하는 것. 지난해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불운도 감안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파슨스의 2년차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