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한화전. LG는 이날 선발 라인업으로 홍창기(우익수) 박해민(중견수) 김현수(좌익수) 문보경(1루수) 오지환(유격수) 문성주(지명타자) 루이즈(3루수) 서건창(2루수) 허도환(포수)이 출장했다.
LG만의 독특한 팀 컬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라인업이다. 1번 홍창기부터 8번 서건창까지 모두 좌타자. 8명의 좌타자 라인업에 올 시즌 들어 이날 처음 선발 출장한 포수 허도환만이 우타자였다. 주전 포수 유강남이 선발 출장해도 8명 좌타자-1명 우타자 라인업은 변화가 없다.
그런데 1회말 수비 때 그라운드에 나선 LG 야수들 중에서 왼손으로 공을 던지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외야수와 내야수 그리고 포수까지 수비수 8명 전원이 오른손으로 송구를 하는 선수들이다. 우투좌타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지명타자로 출장한 문성주만이 유일한 좌투좌타)

LG는 좌타자가 많았는데 올 시즌을 앞두고 FA 외야수 박해민이 영입됐고, 외국인 타자 루이즈도 좌타자라 주전 선수들 중에 왼손 타자가 더욱 늘어났다.
반면 우타자들인 채은성, 이형종, 이재원은 2군에 내려가 있다. 1군 엔트리에 우타자로 김민성, 이상호, 송찬의가 있다. 시범경기 홈런왕이었던 송찬의는 개막 초반에 선발 출장 기회를 얻었으나, 좌타자 문성주가 5할 타율로 맹활약하면서 출장 기회가 줄었다. 김민성도 마찬가지.
류지현 감독은 왼손 타자 8명의 라인업에 대해 “기본적으로 우리 팀 구성상 좌타자가 많다. 상대 좌완 선발이 나오면 좌우 타자 상대 타율을 비교해보고, 어떤 구종을 주로 던지느냐 등을 분석해서 라인업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좌타자가 많은 라인업으로 좌완 투수를 상대하는 것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좌투수에 확연히 약한 좌타자가 많지는 않다. 데이터를 보면 서건창이 최근 2년 동안 좌투수에 약했지만, 그 이전에는 좌투수에 약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라인업) 선택할 때 고민이 많은 것은 아니다. 뒤에 선택할 수 있는 우타자들이 있고,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이 나오면 상대 투수에 따라 유용하게 기용하면서 체력 관리도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의 말처럼 LG는 올 시즌 좌투수 상대 팀 타율이 2할5푼5리로 리그 2위다. 1위는 롯데(.317). 또한 OPS도 .669로 리그 2위다. 1위는 롯데(.803)다. LG 주전 좌타자들은 왼손 투수를 잘 공략하는 편이다.
또 류 감독은 “상대팀에 왼손 선발이 적고, 중간 불펜에도 왼손 불펜이 적은 편이다”고 덧붙였다. 선발 로테이션에 왼손 투수가 없는 팀도 있다. KT, 키움, NC는 현재 좌완 선발이 없다.
왼손 선발로는 KIA가 3명(양현종, 놀린, 이의리)으로 가장 많고, SSG 2명(김광현, 오원석), 롯데 2명(반즈, 김진욱), 두산 1명(미란다), 삼성 1명(백정현), 한화 1명(카펜터)이다. 양현종과 김광현 그리고 외국인 좌완 투수들은 우타자들도 상대하기 힘든 투수들이다.
LG는 KIA와 개막 2연전에서 양현종과 놀린을 상대했는데, 2연승을 거뒀다. SSG와 3연전에서 오원석을 상대했다. 그리고 17일 한화의 왼손 외국인 투수 카펜터를 만난다.
류 감독은 “채은성이 1군에 복귀하면 (우타자) 1명 정도 변화가 생긴다. 선발로 쓸 수 있는 카드다”라고 말했다. 허리 통증으로 빠졌던 채은성이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찾았고, 17일 1군 엔트리에 복귀할 전망이다. 전날 투수 이민호가 1군에서 말소됐는데, LG는 엔트리 1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채은성이 올라오면, LG 라인업에 드디어 우타자 2명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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