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21)가 야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2경기 연속 퍼펙트 게임에 도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사사키는 17일 일본 치바현 ZOZO 마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8이닝 1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경기에서 9이닝 19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따내며 일본프로야구 최연소 퍼펙트 게임을 달성한 사사키는 이날 다시 한 번 퍼펙트 게임에 도전했다. 8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으면서 퍼펙트 게임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바롯데 타자들도 8회까지 단 한 점도 뽑지 못하면서 경기는 0-0으로 계속 이어졌고 이구치 다다히토 감독은 102구를 던진 사사키를 9회 마운드에 올리지 않았다. 지바롯데는 사사키가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연장 10회 실점을 허용하면서 0-1로 패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퍼펙트게임은 단 23번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이다. KBO리그에서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고 일본프로야구에서는 사사키의 퍼펙트 게임을 포함해 16번이 나왔다. 워낙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다보니 2경기 연속 퍼펙트는 커녕 퍼펙트 게임을 두 번 달성한 투수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사키도 전인미답의 기록에 도전했지만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좌절됐다.
대기록을 포기한 이구치 감독은 “사사키는 오늘 100구 정도에서 교체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7회가 끝났을 때부터 고민을 했는데 8회까지는 가보자고 생각을 했다. 우리도 끝까지 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8회가 한계였다. 기록도 소중하지만 사사키가 건강하게 1년 동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사사키를 교체한 이유를 설명했다.
과거 선발투수들은 퍼펙트게임, 노히트노런 등을 위해 무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장 최근 사례는 2012년 요한 산타나(메츠)가 있다. 산타나는 메츠 역사상 처음으로 노히터를 달성했지만 이를 위해 134구 역투를 펼쳤고 결국 2012시즌 이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최근에는 투수들의 부상관리 중요성이 부각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팀들이 늘어나면서 대기록에 도전하기 보다는 투수들을 보호하는 것이 일반적이 됐다. KBO리그에서는 지난 2일 개막전에서 윌머 폰트(SSG)가 9이닝 퍼펙트를 달성했지만 타선이 점수를 내지 못해 9회까지 경기가 끝나지 않았다. 퍼펙트게임을 위해서는 10회 마운드에 올라야했지만 이미 투구수 104구를 기록한 폰트는 9회를 마지막으로 등판을 마쳤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지난 14일 클레이튼 커쇼(다저스)가 7이닝 퍼펙트를 기록하고 교체되는 일이 있었다.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은 커쇼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현지에서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결정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공교롭게도 얼마 지나지않아 일본에서도 사사키가 8이닝 퍼펙트를 기록하고 교체되면서 한·미·일 3국에서 모두 퍼펙트게임에 도전하다가 포기를 하는 사례가 나오게 됐다.
퍼펙트 게임은 야구에서 가장 보기 어려운 퍼포먼스 중 하나다. 특히 투수라면 모두가 꿈꾸는 기록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팀도, 팬들도 기록을 위해 무리를 하기보다는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마치기를 더 원하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