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사키? 태극마크 달지 못하는 괴물 우완의 씁쓸한 현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04.18 06: 20

사사키 로키(21) 광풍이 거세다.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활약 중인 3년차 우완 사사키는 지난 10일 일본 지바 조조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홈경기에서 160km를 넘나드는 광속구를 앞세워 9이닝 19탈삼진 무실점으로 퍼펙트 게임을 완성했다. 
1994년 마키하라 히로키(요미우리 자이언츠) 이후 28년 만에 나온 퍼펙트 게임으로 역대 16번째 퍼펙트 게임이자 만 20세 5개월로 최연소 퍼펙트 게임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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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는 17일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홈경기에서도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24타자 모두 꽁꽁 묶으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안타와 사사구는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았고 14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사사키는 0-0으로 맞선 9회 마쓰다 나오야와 교체됐다. 
2경기 연속 퍼펙트 게임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은 무산됐지만 17이닝 연속 퍼펙트를 기록했다.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처럼 메이저리그를 평정할 만한 실력이라는 찬사가 끊이지 않는다. 
사사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KBO리그에도 150km대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토종 우완 선발이 있다.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23)이 그 주인공이다. 2018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안우진은 올 시즌 3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평균 자책점 0.90을 기록 중이다. 20이닝을 소화하며 사사구 6개를 허용한 게 전부. 무려 24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속구와 더불어 최고 147km에 이르는 슬라이더의 위력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어지간한 투수의 직구 최고 구속에 버금가는 수치. 빠른 공이 종횡무진 변화를 일으키니 타자들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현재 성적과 능력을 놓고 본다면 대표팀의 에이스가 될 재목. 하지만 과거 학폭 논란으로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 길이 영구적으로 닫혔다. 
안우진은 2017년 11월 21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3년간 국가대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고교 시절 후배들을 폭행했다는 제보를 받은 KBSA가 안우진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이미 프로 구단에 입단했지만 향후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KBSA가 주관하는 국가대표 팀에 선발될 수 없다. 또 3년 이상 자격 정지를 받으면 앞으로 국가대표 선발 자격이 박탈된다. 
이에 따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도 불가능하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 입장에서는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는 상황. 일각에서는 안우진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악마의 재능'이라 불릴 만큼 엄청난 능력을 가졌지만 대표팀에 승선할 수 없는 안우진. 류중일 감독에게 안우진은 '가질 수 없는 너'와 같은 존재 아닐까.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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