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번 포옹하고, 4번 울었다.”
LA 다저스 1루수 프레디 프리먼(33)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웃으며 농담처럼 말했지만 경기 전부터 감정이 복잡했다. 이날 경기는 프리먼이 12년간 몸담으며 청춘을 바친 친정팀 애틀랜타를 적으로 만난 첫 날이었다.
‘MLB.com’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프리먼은 경기 전 엘리베이터를 탈 때부터 울컥했다. 애틀랜타 수석 트레이너 조지 풀러스와 우연찮게 마주치면서 프리먼은 “이런, 난 아직 준비가 안 됐어”라며 반가워했다. 훈련을 마친 뒤에는 애틀랜타 클럽하우스를 찾아 옛 동료들과 해후했다.
![[사진] 프레디 프리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19/202204191701774225_625e6f14d9bd4.jpg)
1루 덕아웃에선 알렉스 앤소폴로스 애틀랜타 단장도 만났다. 두 사람은 이야기를 하다 ‘투샷’이 찍힐까 부담스러웠는지 덕아웃 터널 안으로 사라졌다.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나머지 얘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지난달 프리먼이 팀을 떠나는 과정에서 감정이 크게 상했다. 애틀랜타의 미온적인 반응에 실망한 프리먼은 다저스와 6년 1억6200만 달러(약 2005억원)에 FA 계약 후 “애틀랜타와는 제대로 협상이 되지 않았다. FA 이후 전화 두 통만 왔다. 뒷통수를 맞았다”며 앤소폴로스 단장을 저격했다. 협상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는데 1루수 맷 올슨을 트레이드로 데려와 8년 1억6800만 달러(약 2079억원)에 연장 계약한 것에 분노했다.
프리먼이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남남이 됐다. 이후 두 사람은 3시간 동안 화상 통화를 하면서 오해를 풀었고, 이날 다시 얼굴을 마주했다. 프리먼은 “앤소폴로스 단장을 만나 좋았다. 우리는 4년간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함께 했고, 그것을 성취할 수 있었다. 내가 원하던 것이었다”며 묵은 감정을 해소했다.
![[사진]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왼쪽)이 댄스비 스완슨, 애틀랜타 코치들과 만나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19/202204191701774225_625e6f159e1f0.jpg)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후 오랜만에 애틀랜타 선수, 코치, 직원을 만난 프리먼은 “감정이 북받친다. 애틀랜타에는 나를 아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다들 다시 만나 반가웠고, 좋은 추억이 되살아났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매일 감정이 바뀌고, 앞으로 또 어떤 감정이 들지 모르겠지만 오늘 그들을 봤을 때 순수하게 행복했다. 지난해 우승을 함께한 친구들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며 웃어보였다.
하지만 경기에 들어가자마자 확 달라졌다. 1회 첫 타석부터 애틀랜타 선발 후아스카 이노아의 2구째 97.1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다저스 이적 10경기 만에 신고한 첫 홈런. 공교롭게도 애틀랜타와의 첫 경기, 첫 타석에 나왔다. 프리먼이 3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 3출루로 활약한 다저스가 애틀랜타에 7-4로 승리, 프리먼은 이날의 진짜 주인공이 됐다.
![[사진] 다저스 프레디 프리먼(가운데)이 2021 실버슬러거상을 받은 뒤 애틀랜타 브라이언 스닛커 감독, 케빈 사이처 타격코치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2/04/19/202204191701774225_625e6f162e0af.jpg)
경기 후 프리먼은 “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좋다. 항상 사랑할 것이다”면서도 “오늘 밤 다저스 승리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 정말 특별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프리먼을 지켜본 브라이언 스닛커 애틀랜타 감독은 “할리우드에 온 것 같다. 프리먼을 위해 이보다 더 좋은 대본은 없다”며 “우리는 프리먼과 많은 일을 같이 했고, 정말 멋진 경험들을 했다. 우리 모두에게 좋은 친구”라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