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고 했다. 올 시즌 LG의 히트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는 문성주(25)가 알고 보니 2018년 프로 입단 때부터 남다른 타격 재능을 발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성주는 2022시즌 초반 LG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전날 잠실 KT전까지 총 9경기를 가운데 타율 4할8푼3리 2타점 OPS 1.136의 폭발력 있는 활약을 선보였다. 전날 LG 킬러 고영표(KT)에게 무안타로 고전하기 전까지 타율은 무려 5할3푼8리에 달했다. 개막 후 홍창기, 채은성이 부상 이탈한 틈을 놓치지 않은 그는 류지현 감독의 라인업 고민을 가중시킨 장본인이다.
문성주는 프로 입단 당시 큰 주목을 받은 선수가 아니었다. 경북고-강릉영동대를 나와 2018 2차 10라운드 97순위 지명을 받으며 간신히 프로의 꿈을 이뤘고, 첫해 5경기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한 뒤 곧바로 군에 입대해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대신 퓨처스리그에서 79경기 타율 3할5푼2리 4홈런 31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향후 발전을 기대케 했다.

19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만난 류지현 감독은 “(문성주는) 원래 방망이에 재능이 있었다. 지명 순서와 체격, 타격 스타일만 봐서는 기대를 받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었지만 2군에서 평가가 굉장히 좋았다”며 “아무래도 기존 선수들의 벽이 높으니 빨리 군대를 다녀와서 다음을 준비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그냥 쉬게 하려고 군에 보낸 게 아닌 구단 차원에서 재능을 높게 평가해 빨리 입대를 시킨 것”이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예비역 문성주는 지난해부터 이른바 10라운드의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1군에서 31경기 타율 2할2푼8리 1홈런 10타점을 기록한 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승선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3경기 타율 2할7푼3리 3타점으로 활약했다. 안타를 친 뒤 1루에서 선보인 어퍼컷 세리머니는 아직도 LG 팬들의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
류 감독은 “군대를 다녀와서 기대했던 대로 좋은 경쟁력을 보여줬다”며 “아무래도 작년 가을야구를 통해 좋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문보경과 함께 포스트시즌까지 1군을 경험한 부분이 올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문성주, 문보경 등 어린 선수들의 활약은 LG의 시즌 초반 2위 질주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명 순위가 낮아도, 체구가 작아도 꾸준히 노력하면 1군에서 통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하며 LG 야구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 중이다.
그리고 이러한 새 얼굴들의 활약 뒤에는 “라인업을 짤 때 항상 상대 투수와 선수의 컨디션을 고려한다. 또 앞으로 시즌을 끌고 가는 방향성도 봐야한다. 선수들 컨디션을 모두 끌어올려 시즌 전체의 방향성을 좋게 가져가는 게 목표다”라는 류 감독만의 능력 위주 선발 기준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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