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몬스터 부담없다" 호언장담, 23세 거포는 '홈런 1위'로 증명하고 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4.20 06: 28

롯데 타자들에게 올 시즌을 앞두고 단행된 사직구장 외야 확장, 6m로 높아진 담장의 높이는 성적과 관련된 민감한 문제였다. 투수진에게는 당연히 도움이 되는 사직구장 리모델링이었지만 타자들에게는 불리한 조건만 늘어났다. 특히 언제나 열망하는 홈런 수치의 하락은 불보듯 뻔했다.
그러나 롯데의 차세대 거포, ‘리틀 이대호’라고 불리는 한동희(23)는 사직구장이 넓어지고 담장이 높아져도 개의치 않았다. 올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한동희는 구장 확장에 대해 "구장이 커진다고 해서 부담은 전혀 없다. 잘 맞은 타구는 어차피 넘어간다. 홈런 숫자가 줄어든다는 생각은 안하고 있다"라면서 "야구장이 크면 더 잘 맞는 느낌이다. 가까우면 힘이 들어가는 것 같다. 구장이 커져도 정확하게 치기만 하면 좋은 타구들이 나올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동희의 생각은 스프링캠프를 거치고 새로운 사직구장에서 훈련을 하면서도 변하지 않았다.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환경을 두고 호언장담. 시즌을 거듭하며 자신에게 독으로 다가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 한동희는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닌 타선의 리더로 거듭나면서 ‘사직몬스터’를 끊임없이 넘기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가 4회말 우월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2022.04.19 / foto0307@osen.co.kr

한동희는 19일 사직 한화전, 0-3으로 끌려가던 4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한화 선발 김민우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 째 140km 높은 패스트볼을 밀어쳐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4홈런으로 김현수(LG)와 함께 홈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한동희의 홈런 4개 중 3개가 모두 타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사직몬스터’를 넘기는 호쾌한 홈런이었다. 지난 10일 사직 두산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사직구장에서 쏘아 올렸다. 12일 KIA전 홈런은 광주 원정경기에서 기록했고 사직구장으로 돌아와서 15일 KT전에서 홈런을 때려냈다. 그리고 이날까지. 타고난 파워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타구 스피드를 바탕으로 홈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파워와 타구스피드를 극대화 시키지 못했던 타구 발사각도 높아지면서 홈런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타격 수치가 상승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타율 4할8리(49타수 20안타) 4홈런 11타점 출루율 .455, 장타율 .735, OPS는 1.190에 달한다. 홈런 공동 1위에 장타율, OPS 모두 1위에 올랐고 안타 공동 4위, 타점 5위, 타율, 출루율 4위 등 공격 대부분의 지표에서 ‘TOP 5’안에 포진하고 있다. 특히 4볼넷, 5삼진을 기록하면서 선구안도 확실하게 나아졌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 이대호 /OSEN DB
한동희의 우상인 이대호가 그랬던 것처럼, 현재의 한동희는 이대호를 대신해서 타선을 이끄는 리더를 자처하고 있다. 특히 이대호의 은퇴 시즌에 그 자리를 자연스럽게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 상징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고 이 성적과 페이스가 이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상대 투수들의 견제에 흔들리는 시기가 올 것이다. 이 슬럼프 시기를 얼마나 슬기롭게, 얼마나 빠르게 극복하는지가 한동희의 성장을 확실하게 확인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현재까지는 더할나위 없다. 확신과 호언장담을 스스로 증명하며 형들을 대신해서 롯데 타선의 전면으로 나섰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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