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성적 보면서 위안 삼아라” 양의지가 후배들에게 건넨 웃픈 응원 메시지 [오!쎈 창원]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04.21 04: 14

“배트 중심에 맞은 게 처음이었다. 더 분발해야 한다”.
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가 뒤늦게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린 소감을 전했다.
19일까지 타율 6푼7리(30타수 2안타) 3타점으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양의지는 20일 창원 삼성전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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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으로 앞선 7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삼성 세 번째 투수 이승현(20번)을 상대로 좌월 투런 아치를 날렸다. 볼카운트 0B-1S에서 2구째 직구(143km)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비거리는 125m. NC는 삼성을 3-0으로 꺾고 주중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예약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양의지는 특유의 넉살 좋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나섰다. 시즌 첫 홈런 소감을 묻자 “배트 중심에 맞은 게 처음이었다. 더 분발해야 한다”면서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에서 운 좋게 홈런이 나와 더 기쁘다.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더 준비 잘하겠다”고 대답했다.
NC는 올 시즌 힘겨운 승부가 계속 됐다. 투타 엇박자에 시달리며 승리보다 패배가 더 많았다. 삼성을 이틀 연속 꺾고 시즌 첫 연승을 달성하게 돼 기쁨 두 배. 양의지는 “계속 어려운 경기를 하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투타 조화가 좋았다. 2연승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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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는 텅빈 그라운드에 나와 홀로 타격 훈련을 소화하는 등 뚝 떨어진 타격감을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계속 쳐보고 몸이 적응할 때까지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이밍을 잡는 연습도 해봤다. 계속 휘둘러봐야 감이 잡힌다고 해서 열심히 했다. 조금씩 찾아가는 느낌이다”. 양의지의 말이다.
예상치 못한 부진이 양의지에겐 좋은 경험이 됐다. 그는 “시즌 초반에 이렇게 부진한 적이 없었는데 이런 부분도 내겐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야구에 대해 좀 더 진지해진 것 같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도록 후배들에게 농담도 자주 건넸다. 그는 “후배들에게 ‘내 성적을 보면서 위안 삼으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야구라는 게 한쪽은 이기고 다른 한쪽은 지는 경기다. 장기 레이스니까 길게 가려면 긍정적인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올 시즌 NC 타선을 두고 ‘소총부대’라고 표현한다. 이에 대해 양의지는 “소총부대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다 같이 야구했던 친구와 함께 하는 거니까 부담감은 없다. 각자 위치에서 자기 역할을 잘 해낸다면 소총 부대가 아닌 스나이퍼가 될 것”이라고 재치 있게 말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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