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개막전 악몽은 없다. 삼성 외국인투수 알버트 수아레즈(33)의 동생 로버트 수아레즈가(31·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빠르게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수아레즈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데뷔 첫 홀드를 수확했다.
수아레즈는 5-2로 앞선 7회 1사 1, 2루 위기서 선발 조 머스그로브에게 바통을 넘겨받았다. 투수교체는 적중했다. 첫 타자 아리스티데스 아퀴노를 97.1마일(156km) 강속구로 좌익수 뜬공 처리한 뒤 후속 알레호 로페즈에게 더 빠른 99.6마일(160km) 직구를 던져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선발투수의 승계주자 2명을 지운 천금 구원이었다.

수아레즈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 아라미스 가르시아-TJ 프리들을 연속 삼진 처리했다. 가르시아는 98.7마일(158km) 직구, 프리들은 90마일(144km) 체인지업을 각각 결정구로 사용했다. 이어 카일 파머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토미 팸을 유격수 야수선택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수아레즈는 6-2로 리드한 9회 팀 힐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팀의 6-2 승리를 뒷받침한 값진 호투였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수아레즈는 2015년 멕시칸리그를 거쳐 2016년부터 작년까지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와 한신에서 뛰었다. 소프트뱅크 시절은 평범했지만 2020년 한신으로 이적해 25세이브를 올린 뒤 지난해 62경기 1승 1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16의 특급 호투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작년 12월 1년 700만달러에 샌디에이고와 계약,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개막전이었던 8일 애리조나 원정에서 마무리 기회를 얻었지만 0이닝 3사사구 3실점 대참사로 패전투수가 된 것. 2-0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볼넷-볼넷-폭투-사구를 차례로 기록한 뒤 마운드를 넘겼고, 이는 불행하게도 2-4 끝내기 역전패로 이어졌다. 이후 11일 애리조나전에서도 2이닝 1피홈런 1실점으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수아레즈는 13일 샌프란시스코전부터 감을 잡기 시작했다. 당시 1이닝 무실점 2탈삼진 위력투를 선보였고, 16일 애틀랜타전 1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이날까지 3경기 연속 실점하지 않았다. 18.00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은 자연스럽게 6.35까지 떨어진 상황. 특히 이날은 주자 2명이 위치한 상태서 마운드에 오르며 밥 멜빈 감독의 신임을 확인했다.
한편 샌디에이고 수아레즈의 친형인 알버트 수아레즈는 야쿠르트에서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한 뒤 올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입성했다. 올 시즌 기록은 3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3.6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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