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번트 실패→타율 .091…역적될 뻔한 25억 천재 유격수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4.21 09: 42

‘25억 천재 유격수’ 김재호(37·두산 베어스)가 잇따른 실수로 하마터면 20일 광주 경기의 역적이 될 뻔했다.
김재호는 지난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2차전에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또한 강점이 있는 수비에서도 도움이 되지 못하며 우울한 하루를 보냈다.
지난 16일 잠실 키움전 이후 나흘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재호. 두산은 올 시즌 세대교체 차원에서 제2의 김재호로 불리는 2년차 안재석에게 주로 선발 유격수를 맡기고 있다. 그러나 이날은 뉴 에이스로 도약한 로버트 스탁의 선발 등판일이었다. 여기에 상대 선발로 좌완 양현종이 나오며 수비가 탄탄한 우타자 김재호가 먼저 경기에 나섰다.

두산 김재호 / OSEN DB

초반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 0-0이던 2회 1사 1루에서 양현종의 초구 체인지업을 제대로 받아쳤지만 좌익수 김석환 정면으로 향하며 아쉽게 범타가 됐다. 이후 1-1로 맞선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양현종의 직구(140km)를 정타이밍에 잡아당겼는데 좌익수 김석환이 빠른 발을 이용해 이를 뜬공 처리했다. 여전히 1-1이던 7회 1사 후에도 중견수 뜬공을 기록.
김재호의 집중력은 후반부가 되자 급격히 떨어졌다. 두산이 1-2로 뒤진 8회 2득점하며 3-2 역전을 이뤄낸 상황. 그리고 8회말 바뀐투수 최승용이 선두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중견수 뜬공 처리했고, 바통을 이어받은 임창민이 대타 이우성에게 내야땅볼을 유도했다. 그런데 이 때 믿었던 김재호가 타구를 뒤로 빠트리는 치명적 실책을 범했다. 물론 타구 속도가 빠른 편이었지만 수비의 달인인 김재호였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이건 정말 평범하게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라고 안타까워했다.
9회초 무사 2루 두산 김재호의 희생번트실패때 김민식 포수가 번트타구를 포구하고 있다. 2022.04.20 / soul1014@osen.co.kr
두산은 이후 투수 임창민의 2루 송구 실책으로 처한 1사 1, 3루 위기서 루키 김도영에게 1타점 내야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김재호의 실책이 두고두고 아쉬운 순간이었다.
김재호는 마지막 타석에서도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3-3으로 맞선 9회 선두 오재원이 좌중간 2루타로 물꼬를 튼 가운데 후속 김재호에게 번트 사인이 났지만 초구 번트가 뜨며 포수에 잡혔다. 김태형 감독마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을 정도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장면이었다. 김선우 위원도 "아쉽다. 베테랑인 김재호가 정확하게 번트를 대야하는 상황이었다"라고 한탄했다.
두산은 다행히 조수행의 볼넷으로 계속된 찬스에서 정수빈의 1타점 결승 적시타가 나오며 최종 4-3 승리를 거뒀다.
2021시즌에 앞서 3년 총액 25억원에 두산과 FA 계약한 김재호는 계약 첫해인 작년 89경기 타율 2할9리 1홈런 24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후 2년차를 맞아 반등을 다짐했으나 최근 2경기 연속 무안타로 인해 타율이 9푼1리(22타수 2안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이날은 실점으로 연결된 수비 실책과 승부처 번트 실패 등 좋지 않은 장면이 한꺼번에 나왔다. 두산이 이겼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역적이 될 뻔한 25억 천재 유격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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